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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43305840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 머리말
- 이야기의 시작 / 1792년 12월 20일
1. 나는 책만 보는 바보
2. 백탑 아래서 벗들과
3. 내 마음의 벗들
4. 해부부를 노래하다 / 나의 벗 유득공
5. 칼칼한 바람 속을 누비다 / 나의 벗 백동수
6. 우리를 벗이라 할 수 있을까 / 나의 벗 이서구
7. 스승, 더 큰 세계와의 만남
8. 이 세상의 중심은 나 / 담헌 홍대용 선생
9. 선입견을 버려라 / 연암 박지원 선생
10. 마침내 세상 속으로
11. 드넓은 대륙에 발을 내딛다
12. 백탑을 떠나 대궐로
13. 아이들이 열어 갈 조선의 미래는
- 이야기의 끝 / 1793년 1월 24일
- 뒷이야기
- 이 책에 나오는 인물과 책
- 참고한 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실 이서구와 내가 마음을 나누는 벗이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떄 나는 이미 장가든 지가 오래였고, 그는 이제 스물도 한참 안된 어린 소년이었다. 나는 가난에 찌든 선비이고, 그는 부족함이 없는 명문가의 자제였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운명을 벗어날 길이 없는 서자이고, 그는 임금님과 성이 같은 종친(宗親)의 당당한 적자였다. 그러나 내 책들을 바라보는 그의 빛나는 눈길을 보며 나는 또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내게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우리는 그날 밤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소년답지 않게 읽은 책도 많고, 생각이 깊을 뿐 아니라 주장도 분명하고 당당했다.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책을 이야기하면 그가 맞장구치고, 그가 가슴에 담아 둔 구절을 이야기하면 내가 맞장구쳤다. 기름 먹인 종이가 반들거리는 따뜻한 온돌에 익숙한 그로서는 냉기가 스며 올라오는 꺼칠꺼칠한 내 방이 불편할 텐데도 조금도 내색하지 않았다. 우리는 책에 취하고 이야기에 취하고, 너무나 잘 맞는 서로에 오래도록 취하였다.
- 본문 126~127 쪽에서
'해님은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아마 내가 예닐곱 살쯤 되었을 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