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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일반
· ISBN : 9788946064577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기획자 노트: 하느님과 만난 동성애 _ 한채윤
1부 목회로 만난 동성애
모태 신앙인 내 아이,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_ 임보라
보수 신자가 보수 신자에게: 우리가 반대하는 이들을 위해서 살 때 _ 박총
새내기 목사, 동성애 교인들과 사랑에 빠지다 _ 유연희
동성애! 낯선 경계의 선을 넘어 _ 고성기
2부 동성애자가 만난 하느님
내 안에도 주님이 계십니다 _ 이경
다시, 기독교를 생각하다 _ 이은
크리스의 레즈비언이 된 이야기 그리고 레즈비언으로 사는 이야기 _ 크리스
나의 커밍아웃 이야기: 하나님, 나, 그리고 신앙 공동체에게 _ 양지
7년을 기다린 기억 _ 도임방주
3부 성경으로 만난 동성애
999번 들은 이야기와 한 번 듣는 이야기 _ 김진욱
성, 동성애 그리고 죄: 기독교의 불편한 진실 _ 구미정
동성애와 기독교적 세계관: 하느님의 큰 사랑은 경계를 나누지 않는다 _ 조순애
역사를 마주보고, ‘지금, 여기’를 사는 것 _ 호리에 유리
아! 사랑해 다윗, 정말…… 사랑해 - 고상균
부록 - 성적 소수자 사전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글은 나와 같은 보수 신앙을 가진 이들을 향한 ‘말 걸기’다. 동성애에 대한 그들의 뿌리 깊은 반대를 바꾸는 게 목적이 아니다. 초대교회 시절 로마 황제 경배를 거부하다 사잣밥이 된 자들보다 더 결연한 각오로 동성애를 거부하는(그런 마음으로 신사참배, 군부독재, 물신숭배를 거부했으면 좋으련만) 그들에게 동성애자들을 패배시키는 것 대신, 동성애자들의 패배가 자신들의 패배가 되고 동성애자들의 승리가 자신들의 승리가 되게 하라고 설득하려는 것이다. 또한 호모포비아(homophobia, 동성애 혐오증)를 ‘성경적’이라고 찰떡같이 믿는 그들에게 동성애보다 수백 배 더 강조되는 가난과 정의는 나 몰라라 하면서 유독 동성애에만 지옥행 티켓을 발행하는 태도가 얼마나 ‘비성경적’인지 밝힌다.
단언하건대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가 교리 수호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모두 동성애자들을 위한 것(비록 그들은 억압이라고 생각할지라도)이어야 하고, 따라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내용의 ‘교리’가 동성애자의 ‘존재’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비치치 않도록 해야 한다. 예전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때 동성애자들이 ‘아, 저 사람들이 우리를 반대하지만 속내는 우리를 위해서 그러는구나’라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면, 한 동성애 그리스도인이 한기총을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육우당은 이 쟁점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신이 바로 청소년 동성애자였으며, 이로 인해 고등학교를 끝까지 다니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우당이 이 문제에 가장 집중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그가 가진 ‘종교’ 때문이었다. 그는 가톨릭 신자였다. 기독교인 동성애자가 보수 기독교의 동성애 혐오에 저항하는 것은 그야말로 ‘존재’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믿고 영혼을 의지하는 그리스도가 자신을 혐오하고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