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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88946071940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집의 불행에서 정주와 실존으로
제1부. 정주의 이론적 정의
제1장. 인생은 나그네 길
제2장. 정주
제2부. 정주의 기본 조건
제3장. 물질성
제4장. 정신성
제3부. 정주의 세부 조건
제5장. 정서
제6장. 정체성
제7장. 고향
제8장. 최적조화
에필로그. 본성, 제격, 지속가능성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지만 이런 현상이 나의 눈에는 불안해 보인다. 혼돈이 계속되는 과도기로 보일 뿐이다. 정신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대안은 정신적 가치가 되어야 한다. 집은 여러 가지 정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집에 대한 대안을 찾는 작업에서는 이런 정신적 가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국풍의 전원주택도 좋고, 재건축되어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도 좋고, 한옥도 좋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집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신적 안정이라는 점이다. 집은 원래 다양한 방식으로 정신적 안정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 현실에서는 집이 주는 정신적 안정 자체가 실종되어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 철학의 부재다. 집의 의미와 정체, 가치와 역할 등에 대한 우리의 철학 문제다. 집에 대한 철학이 잘못되어 있다. 아예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물질만 좇다 한계점에 온 상황이다.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는 정신적 불안 상태는 여기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사람들은 개인의 심리 상태만 주로 들여다보지만 인간은 주변과 교류하는 환경적 존재이기 때문에 공간 환경도 심리 형성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물리적 골격과 함께 그 속에서 벌어지는 콘텐츠도 함께 고려하면 공간 환경은 인간의 심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집은 물질과 기술이라는 세상 가치가 지닌 폐해를 회복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물질을 축적하고 기계를 불러들이는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돈과 편리함이라는 이 시대의 집의 가치 기준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여기에 결여된 정서적 안정과 정신적 확신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