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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7803618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0-04-16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_ 차비 못 드리고 우는 사람
1. 산수유 봉오리가 맺었네
2. 사람의 뒷모습은 왜 쓸쓸한가
3. 옛집 사이를 흐르는 평온
4. 제목이 없습니다
5. 골뱅이 국수와 옆집 아르바이트생
6. 파래는 언제나 싸다
7. 저 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8. 순임 님_ 다슬기 1킬로그램에 2만 원
9. 순임 님_ 차비 못 드리고 우는 사람
10. 순임 님_ 광주 진월동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11. 순임 님_ 인삼차 봉지인 줄 알고
12. 순임 님_ 두 번 찾아간 사가마을
13. 순임 님_ 고추 50근 꼭지 따기
14. 순임 님_ 계란 프라이 7개
15. 순임 님_ 세상 여자는 다 내 언니 같다
16. 순임 님_ 안 열리는 세면실 문
17. 순임 님_ 나 취직 좀 시켜 줘요
18. 순임 님_ 재미는 큰 자산이다
19. 상추쌈 맛있게 먹는 법
20. 17인분의 빵을 왜 주었을까
21. 두 여인의 첫눈 맞이
22. 꽃밭 옆집 아주머니
23. 빌딩 건물주의 사랑
24. 고향 집 감 나누기
25. 당신은 팔색조
26. 우리 매일 만납시다
27. 그것은 낭비가 아니다
28. 공부하는 여성이 아름답다
29. 감탄사적(感歎詞的) 인사는 그만
30. 청소부 아줌마의 정직
31. 구름은 천재
32. 비단옷 입혀 주면 우는 아이
2부_ 누가 산을 수줍게 만들었나
1. 메리 크리스마스
2. 가슴 아픈 연하장
3. 오늘분의 사랑
4. 지하철역에서 팻말 들고 있는 소년
5. 감탄은 탐심인가
6. 아내는 눈에 보이는 하나님
7. 카푸치노색
8. 감당고개를 넘어가면
9. 노 선생 댁의 다육이 식물원
10. 백 선생과 선홍색 제라늄
11. 마음은 마음을 보고 있다
12.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13. 가난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
14.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쓰는 글
15. 노후 준비보다 먼저 사후 준비
16. 선생님 하지 마!
17. 죽고 사는 건 하나님 소관
18. 이정숙 님 남편의 기도
19. 시심(詩心)이 없어지는 남편에게
20. 우리 동네에 오신 손님
21. 나그네 짐을 내려놓고 싶은 곳
22. 고센 목장의 여주인
23. 마지막 한 개 남은 바늘
24. 의관을 정제하고
25. 주진자 님의 승용차
26. 내가 사랑하는 방법 하나
27. 6층 아파트 계단 열아홉 번 오르내리기
28. 누가 산을 수줍게 만들었나
29. 연가 내고 나 만나러 온 친구
30. 유 교장 아들 잘 뒀어
31. 일상이 예배다
32. 측근이 무섭다
33. 나는 선생님과 편먹어서 다 좋아
3부_ 실수가 일을 한다
1. 인명재처의 시대
2. 35세의 미스 독일
3. 대구에서 온 목련꽃 소식
4. 또 하나의 겨울 양식
5. 색을 다스리는 사람
6. 내 창의성의 근원
7. 사람들은 왜 웃으라고만 할까
8. 인생을 읽어 주는 사람
9. 큰아들의 분노
10. 나는 다 있다!
11. 내 완벽감은 내 자존심인가
12. 실수가 일을 한다
13. 내 친구의 소원 하나
14. 우리 냉장고 털어서 먹어요
15. 하루에 세 번 간 친구네 집
16. 다사다복한 하루
17. 사부인과 친하게 지내기
18. 어느 일본인 교사의 안목
19. 사명을 다한 옷
20. 정미 님께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
21. 방울토마토 안 먹기로 했네
22. 일자리 못 구한 독자에게
23. 진심은 통한다고 하지만
24. 영육간에 어여쁜 여환 님께
25.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
26. 따뜻한 인사는 사람의 생각도 바꾼다
27. 천년을 간다는 나무 꽃병
28. 갑절의 책임이 따를 때
29. 내 마음에 새겨진 푸른 나무 두 그루
4부_ 그때가 내 절정이다
1. 나에겐 문장이 있기에
2. 효정이와 나
3. 종의 근성(根性)
4. 내 서러운 아이들
5. 어느 여자 교도관
6. 3천 원짜리 짜장면 집
7. 5천 원 주고 받은 미소
8. 손녀와 스마트폰 대화
9. 고기를 드셔야 하는데
10. 엄마 저게 나팔꽃이에요?
11. 기도는 ‘인간성의 자라남’이다
12. 주는 재미로 사는 사람
13. 정읍역 대합실에서
14. 쟁기질 품삯 안 준 것 때문에
15. 남의 말에 호응을 잘 못 하는 사람
16. 하늘나라에 보존되는 것들
17. 기봉이는 피해자야
18. 조 선생님 댁 손님 대접
19. 돌아온 길고양이
20. 떡국 한 그릇과 독거노인
21. 며느리 말 대접으로라도
22. 한 달 전기료 0원
23. 상남자 중의 상남자
24. 폴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
25. 책 40권이 나왔는데
26. 작가의 순정
27. 당신 사정이 곧 내 사정이다
28. 내 영혼의 수학여행
29.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30.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31. 그때가 내 절정이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꽃집 박 선생이 골뱅이 국수 들게 오라고 해서 간다.
골뱅이와 북어포 넣어서, 먹음직스런 골뱅이 국수로 점심상 차리고, 그는 그 국수 한 그릇 들고 총총이 나간다.
돌아온 그에게 묻는다. “어디 갔다 오세요?”
“옆 가게에서 ‘알바’하는 학생인데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여긴 점심 사 먹을 데도 마땅히 없는데, 안돼 보여서 그래서 갖다 줬어요. 아까 가서 물어봤지요. 골뱅이 국수 좋아하느냐고….”
갑자기 이 골뱅이 국수가 주님께 드리는 예물이 된다.
이 국수가 수육 얹은 고급 국수라도 내가 먹으면 국수, 멸칫국물 국수라도 예수님 사랑으로 이웃 대접하면 그건 국수 아니고 주님께 드리는 예물이 된다.
오래전에 망고 7개 선물 받아 한 개도 안 먹고 경비 아저씨와 이웃에게 나누고 깨달은 말씀이다. 아무리 비싼 망고라도 내가 먹으면 망고, 주님 사랑으로 이웃에게 나누면 주님께 드리는 예물이 된다는 것을.
어느 땐 사람의 해명이 구차하고 필요 없을 때도 있다. 주님만 아시면 되니까. 해명이라는 것도 엄격히 말하면 나를 세우려고 변명하는 것 아닐까.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시면서 그 수모 조롱 다 받으면서도 구차하게 해명하지 않으셨다. 털 깎는 자 앞에 어린 양처럼 잠잠하셨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내려와 보라고 온갖 능멸을 다 해도 침묵하셨다.
우리 인간들은 해명하고 변명하느라고 이 세상이 더 소란하고 시끄럽다.
꽃집 앞에 두 여인이 나와서 첫눈을 바라보고 있다.
한 여인은 파마할 때 쓰는 타월을 덮어쓰고, 한 여인은 편안한 주부 옷차림. 지금 그들은 생활 현장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 생생한 삶의 온기가 묻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박 선생과 옆집 아주머니다. 나는 그들이 왜 나와 있는가… 하다가 들어가서, 나중에야 알았다. 그들이 ‘첫눈 맞이’ 하려고 나와 있었다는 것을… 아까, 박 선생이 파마하느라 타월 뒤집어쓴 채로 설거지하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불렀다. “어서 나와 봐. 첫눈이 오는데, 첫눈 맞이해야지.”
“나 지금 설거지하는데, 손에 비누가 묻었다고.”
“그래도 나와 보아야지. 첫눈이 오는데….”
나는 옆집 아주머니의 서정에 놀란다. 파마하는 수건을 쓰고 나가서 첫눈 바라보는 박 선생도 놀랍고. 그들은 생활 속의 시인들이구나… 올해 첫눈 오는 날은 기억에 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