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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49146133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2-11-25
책 소개
목차
1. 장거리 우정
2. 해미 쟁탈전
3. 좋은 너나들이
4. 시작과 끝
5. 파랑의 이상 감지
6. 운명을 거슬러
7. 바다에 짙게 깔린 안개
8. 타오르는 불빛
9. 새로운 소울메이트
리뷰
책속에서
“실팔찌. 스스로 끊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소원 팔찌’라고도 불러.”
“근데 우리의 소원은 이미 이뤄졌잖아?”
해미의 소원은 ‘서로 함께하며 지켜 주고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을 친구, 내 소원은 ’목숨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영혼까지 이어진 친구.‘ 우리 둘은 무려 500년이라는 시대를 초월해 단단히 이어진 사이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왜 실팔찌를 하는지 나는 안다.
“맞아. 하지만 운명의 실은 눈에 보이지 않잖아. 너와 나, 우리 사이가 이렇게 단단히 묶여 있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해미가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남은 파란색 실팔찌를 내 손목에 묶어 줬다.
“확신이 필요해? 너도?”
“우리 왔어!”
퍽, 소리와 함께 나랑 해미가 갑판에 내려앉았다. 입에서 입김이 나왔다. 여름인 현대와 달리 조선은 2월의 늦겨울이었다. 젖은 몸에 서늘한 바람이 닿아 으슬으슬 떨렸다. 가사리가 기다렸다는 듯 담요를 가져와 내 몸을 감싸 주길래, 고마워서 볼에 뽀뽀를 해 줬다.
습기로 뿌예진 마스크를 벗고 우릴 기다리던 해적단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졌다. 불안한 마음이 뱀처럼 스르륵 내 몸을 타고 올라왔다. 순간, 어두운 연극 무대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듯 단박에 낯선 여자애에게 시선이 꽂혔다. 나는 기절초풍할 뻔했다.
“진짜 나랑 똑같이 생겼네?”
뭐야, 내가 할 말을 왜 쟤가 하지. 게다가 짜증 난 목소리마저 똑같아 섬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