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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49714943
· 쪽수 : 833쪽
· 출판일 : 2016-09-0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10
인간의 굴레 … 14
서머싯 몸의 생애와 작품 … 809
서머싯 몸 연보 … 825
책속에서
기나긴 겨울밤에 벌거벗은 나무 끝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처량하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단조롭기 그지없는 벌거벗은 경작지뿐, 오직 가난이 있고 이렇다 할 일거리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다. 성격상의 온갖 비뚤어진 요소가 그야말로 완전히 해방되고, 제약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은 편협해지고 괴벽해진다. 필립은 이러한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어리고 고지식한 마음은 그것이 변명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도 그런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몸서리쳐질 뿐이었다. 어쨌든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다.
단순한 호색을 낭만적 감정으로, 우유부단을 예술적 자질로, 그리고 나태를 철학적 평온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섬세함을 희구하고 속된 취미에서 모든 사물을 감상성이라는 황금색 안개를 통하여 실제 이상으로 확대시켜, 말하자면 윤곽이 흐릿한 형태로 보고 있었다. 그는 거짓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거짓말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고, 지적당하면 거짓말이야말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우겼다. 그는 몽상가였던 것이다.
돈이란 이른바 육감 같은 거야. 이것이 없으면 나머지 오감도 도저히 온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일세. ……가난이야말로 예술가에겐 최고의 자극이라는 둥 하는 자들이 있는데, 그런 녀석들은 아직 가난의 고통을 진정으로 겪어 보지 못한 것이 뻔해. 가난이 사람을 얼마나 천박하게 만드는가를 아직 모르고 떠는 수작이지. 가난이란 사람을 한없이 비열하게 만들고 그 날개를 잘라 버리고, 마치 암처럼 영혼을 마구 파먹어 들어가는 것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