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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자기계발 > 리더십 > 리더십
· ISBN : 9788950920814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09-10-20
책 소개
목차
역자 서문 세상을 읽는 자, 천하를 얻는다
저자 서문 인간 제갈량을 재발견하다
제1장 몸은 죽어도 정신은 죽지 않는다
《삼국지연의》의 진정한 주인공, 제갈량 | 두려움 없이 나아간다는 것 | 제갈량의 흔적들 | 제갈량이 신격화된 이유
제2장 엄격히 가르치고 행동으로 제압하라
가치 중심의 창조적 치국 방략 | 최고의 충신이 황제의 대권을 휘두른 까닭 | 마음을 비우고 먼저 행하라
제3장 위대한 전략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융중대책은 실패한 전략인가 | 융중대책의 득과 실 | 낡은 틀에 얽매이지 말라
제4장 마음을 닦아 천하를 화평하게 하라
명성이 아닌 근본을 구하라 | 법이 서야 나라가 다스려진다 | 신의 없는 원칙은 없다
제5장 끊임없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라
선제 공격을 통해 적극적으로 방어하라 | 약자가 강자에게 던진 도전장 | 육출기선이 만들어낸 대담한 기술혁신
제6장 결정적 실수를 피하라
훌륭한 계책과 실패한 인재 배치 | 5차 북벌이 실패한 까닭 | 제갈량이 저지른 실책 | 관우의 죽음과 유비의 오판
제7장 금은 어디에 있든지 빛나는 법이다
제갈량이 지목한 열 명의 후계자 | 인재를 선별하는 지혜 | 지나친 신중함이 부른 화 | 촉나라를 뒤흔든 타살 사건
제8장 제갈량 다시 읽기
덕과 재능을 겸비한 정치가 | 영웅만이 영웅을 알아본다 | 촉나라와 운명을 같이하다 | 제갈량의 성공적인 우호정책
저자 후기 결국 그는 위대한 '인간'이었다
부록 리더 제갈량의 허와 실
책속에서
우상화된 제갈량을 진실의 자리로 되돌려놓고 나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제갈량에 대한 존경심을 현대적 사고와 연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갈량 신드롬을 지적 재산으로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갈량을 현대적인 자원으로 만들려면 그의 일생에서 핵심이 되는 사건을 고찰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사건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런 시각으로 역사를 되짚어보고, 그를 통해 얻은 지혜로 지금 시대를 논하는 것이 바로 지성인이 갖춰야 할 모습이다.
제갈량은 거의 20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와 전혀 상관없는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는 그의 행동과 사상 속에서 인간이 가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공통점이 과연 지금 시대에 적합할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성공과 행복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답을 구해야 할 질문이다.
이 제안은 역사를 전복시키거나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역사적 인물인 제갈량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올바로 인식하기 위한 작업이다. 제갈량과 그가 살았던 시대를 재조명함으로써 사회 문제나 개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갈량을 재조명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그를 뛰어넘을 실력을 갖출 수 있으며, 그의 인생 경험과 지혜를 우리의 재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그의 지혜는 우리 삶에 값진 보배가 되리라고 믿는다.
남방을 평정하고 나서 그는 대군을 이끌고 직접 북벌에 나섰는데, 북벌에 임하기 전 유비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유선에게 그 유명한〈출사표〉를 올렸다. 전후 2편으로 이루어진 이 글의 전문에는 국가의 장래를 걱정한 제갈량의 진정성이 드러나 있다.
"선제께서는 신을 신뢰하여 붕어하시기 전에 국가의 대사를 신에게 부탁하셨습니다. 명을 받은 이래로 저는 혹시 과오를 범하여 선제의 명예를 훼손시킬까 늘 두려웠습니다. 그리하여 5월에 노수를 건너 불모의 땅에 깊이 들어간 것입니다. 이제 남쪽은 평정되었고, 무기와 갑옷이 충분하니 마땅히 삼군을 거느리고 북벌하여 중원을 평정해야 할 것입니다. 신은 힘을 다해 적을 물리치고 한 황실을 부흥시켜 옛 도읍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것이 선제께 보답하고 폐하께 충성하는 신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북벌을 위해 여섯 차례 기산을 나온 육출기산(六出祈山) 하는 오랜 세월 제갈량은 승리를 거두기도 했지만 뜻밖의 패배를 맛보기도 했다. 1차 북벌에서는 파죽지세로 3군을 빼앗았으나, 자신이 중용한 마속이 가정(街亭) 싸움에서 크게 패함으로써 그 동안 쌓아올린 성과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에 제갈량은 군율에 따라 마속에게 책임을 묻고, 눈물을 삼킨 채 그를 사형시켰다. 또한 황제에게 글을 올려 자신의 관직을 3등급 강등해달라고 청함으로써 그 자신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그러고 나서 부하들에게는 이렇게 당부했다. "나라의 앞날을 위하고 염려하는 이들은 마땅히 나의 결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나무라야 한다. 그로써 적을 소멸하고 대업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앞날을 내다보기 위해 들었던 발을 내려놓기도 전에 성공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인재 등용에서 제갈량은 완벽성을 기했으며 '덕'을 지나치게 중시했다. 그는 아랫사람에게 국력이 약한 촉나라에 절대 충성하도록 요구했다. 그 결과 촉나라의 관리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원리원칙대로 움직여 진취성이 부족했다. 제갈량의 이런 면모는 조조와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조조는 "천하의 힘에 맡겨 도로써 다스리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 "크게 쓰이는 자는 작은 일에 힘쓰지 않는다"라고 하며 인재 선발에서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쩌면 제갈량은 촉나라의 열악함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실패'까지도 예감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외골수 성격 때문에 홀로 묵묵히 고통과 불행을 짊어지고 걸어갔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비극적인 결말의 원인이다. 이처럼 제갈량은 자신이 실패자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출사표〉에서 그는 "신 제갈량은 일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순조로울지 어려울지를 예견하는 데 그리 밝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지는《장서》에서 "성공할지 실패할지 예견치 못하면서 왜 전심전력했을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제갈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말이다. 성공을 확신한 다음 시도하는 것은 그의 참모습이 아니다. 그는 절대 운명에 굴복하지 않았는데 실패 가운데서도 승리하려고 애썼으며, 그런 정신력으로 상대를 제압하여 영원히 불패의 자리에 서고자 했다. "죽은 제갈량이 살아 있는 사마의를 물리쳤다"라는 말이 널리 전해진 것도 대중이 '제갈량은 죽었어도 그 정신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널리 인식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제갈량의 일생을 살펴보면 결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했으니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 죽어도 여한이 없으니 죽지 않는 것은 그 마음이고 죽은 것은 그 일이다." 이처럼 불가능 함을 알면서도 도전했던 불굴의 정신은 제갈량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