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전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5092365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0-05-27
책 소개
목차
황혼빛 불꽃 / 하프 / 검 / 왕의 대답 / 텅 빈 고원지대 / 수수께끼 게임 / 새벽의 조우 / 아무 곳으로도 가지 않는 도로 / 왕관과 긴 배 / 마젤린 / 오래된 깃발 / 폐허지 / 와이어드의 그물 / 화룡 / 사수대 / 라나르데일 계곡의 아침 / 최후의 전투 /
새로운 시작의 노래
리뷰
책속에서
자러 가야겠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소녀를 들어 올리려는 것처럼 허리를 숙였다. 그러나 소년은 마지막 남은 보리빵 조각을 꿀떡 삼키더니 손을 뻗쳐 너덜너덜한 소녀의 옷자락을 잡았다.
"저 애는 나하고 같이 다녀야 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처음으로 프리다에게 직접 말했다.
"이리 오시오."
아무런 질문도 없이 프리다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소년에게로 갔다. 여인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뒤따랐다.
"저 애는 왕이다! 왕! 노르웨이 왕인 것처럼 '이리 오시오'라고 말하잖아요."
남은 벽장 속에 있는 가죽 밑은 어둡고 따뜻했다. 프리다와 소년은 강아지 한 쌍처럼 함께 숨었다.
"네 이름이 뭐야?"
"프리다."
"내 이름은 곰 비요른이고 나의 아버지 이름도 곰 비요른이었지만 사람들은 나를 그냥 '새끼곰'이라고 불러."
소년은 말하고 나서 소녀의 목을 팔로 안았다.
"나는 너를 프리스라고 부르겠지만 다른 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부르면 안돼,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너를 다시는 해치지 못할 거야."
그런 뒤로 깊은 잠이 소녀에게 쏟아졌다.
비요른이 현을 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더니 점차 자신감이 붙어 갔다. 처음에 한 소절을 듣고 어쩐지 프리다는 칼날을 벼리는 안라프가 떠올랐다. 그러다 점차 곡조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윙윙거리며 퉁기듯이 번쩍거리는 곡조로 바뀌었다. 이제 담금질하는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검 자체가 노래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늙은 해스신은 조용히 앉아서 양아들을 지켜보았다. 미소를 짓고 있는 듯 입술이 벌어져 있어서 노란색의 긴 치아가 수염 사이로 보였다. 길레는 여우와 거위 게임을 그만두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킨은 아래쪽 난로에서 어슬렁거리며 걸어 올라왔다. 점차 대전의 모든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비요른은 곡에 완전히 몰입해서 연주를 계속했다. 검은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절정에 도달해 목소리를 높이며 피를 마시며 노래하는 것 같았다. 그다음은 분위기가 바뀌어 여자가 검을 맞고 쓰러진 자를 위해 통곡하고 있었다.
비요른은 천천히 의도적으로 광을 내며 손에 들고 있던 단도를 칼집에 넣고 반들거리는 가죽 자투리를 허리춤에 집어넣고 왕좌 앞의 빈 공간 안으로 나왔다.
"부사르 폐하,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노르만 말을 좀 할 줄 압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넓은 화로 대전 안에는 침묵의 물결이 일었다. 왕은 왕좌 앞의 조각된 기둥을 손으로 잡고 몸을 앞으로 숙여 비요른의 얼굴에 창백한 눈길을 주었다. 마침내 왕은 입을 열었다.
"노르만 진지로 가겠다고, 비요른 비요른손? 혼자서?"
"네."
비요른은 담담하게 말했다.
프리다의 가슴은 방망이질을 했다.
"적진에 어떻게 잠입할 생각인가?"
부사르 왕이 물었따.
"하프 연주자는 어느 진지든 무사통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