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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50952495
· 쪽수 : 330쪽
· 출판일 : 2013-10-2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리얼리즘 소설은 사회적 현실만을 모사하는가 ― ‘리얼리즘’과 ‘현실’ 개념의 확장을 위하여
시선(視線)의 만화경 ― 소설에 구현된 돈의 현상학
2부
황당무계한 상상력에 내장된 관념적 의미의 만화경 ― 박형서론
삼계화택(三界火宅)에서 해탈에 이르기 위한 구도(求道) ― 박민규론
찢어진 심장의 붉은 탄식, 정염에 대하여 ― 권현숙, <인간은 죽기 위해 도시로 온다>
왜 사느냐 묻지 말고 어쨌든 살아 보라 ― 구경미론
고행, 무간지옥에 떨어진 영혼이 구원을 모색하는 방식들 ― 양순석, <푸른 진주>
균열에서 균열로, 균열을 바라보는 여러 갈래의 시선 ― 최문희, <나비 눈물>
겹겹이 양파 껍질을 벗기는 재미 ― 우나무노의 소설론과 소설
3부
찬란한 어설픔, 젊음에게 바친다 ― 박경리, <녹지대>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 편혜영, <서쪽 숲에 갔다>
좌절과 고투의 교향악, 환대 ― 신경숙, <모르는 여인들>
또 다른 곳에 어둠을 만들어 내는 빛의 이중성, 타인이라는 감옥 혹은 화두 ― 표명희, <하우스메이트>
울지 않는 캔디의 고통 관리법 ― 정한아, <나를 위해 웃다>
4부
오묘하다, 오묘해! ― 이장욱, 김숨, 정미경, 최인의 소설
형형색색 천변만화 사랑의 빛깔 ― 김희진, 김경욱, 윤영수, 최형아의 소설
소설가는 응시하네, 보이지 않는 저 심연을; 말하려 하네, 말로 포착할 수 없는 그 무엇을 ― 정찬, 윤후명, 김연수, 최문희의 소설
고통의 성장 약사(略史)와 중첩되어야만 온전해지는 진실 ― 김서령, 구효서, 유익서의 소설
농익은 홍시의 깊은 맛과 싱그러운 단감의 향내 ― 이승우, 황정은, 이동하, 이은조의 소설
인간의 비의를 누설하는 사물들과 역(易)의 상상력 ― 이정록 시집, <의자>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간의 마음과 삶의 실체는 괴물이다. 그것은 쉽사리 언어화되지 않고 심연에서 무정형으로 꿈틀거린다. 소설은 이 무정형의 덩어리 즉 인간의 기묘한 심리와 삶의 오묘한 섭리에 로고스의 빛을 비추어, 심연의 진실을 발굴하고 구조화·언어화한다. 이런 면에서 소설은 심리와 섭리 그 무한한 심연에 대한 지도이다. 지도가 생생하고 상세할수록 빼어나듯이, 좋은 소설은 보다 깊은 자리에 놓인 그것을 발굴하며, 그것의 구체적인 세목들까지 잘 안다. 이를 심리적 리얼리즘과 관념적 리얼리즘이라는 범주로 정식화할 수 있다. 이는 이 책을 관통하는 지주이며, 소설의 본질뿐만 아니라 소설 창작과 교육의 방향을 묻는 고통스러운 자문(自問)에 오랜 고민 끝에 제출하는 자답(自答)이다. 또한 이는 긴 세월 ‘사회적 현실 모사’를 리얼리즘의 본령으로 믿어 온 한국 소설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귀결이기도 하다. 평론은 소설의 심연에 대한 지도이다. 평론의 지도 역시 상세하고 생생할수록 좋다. 관념적 리얼리즘과 심리적 리얼리즘은 또한 그 지도를 그리면서 사용한 무딘 붓이다.
무엇보다 존재의 고통은 이유도 목적도 모르는 채 존재해야만 하는 숙명에 기인한다.
이브는 고통에 질려 정염의 사슬을 끊고 싶어도 언제나 다시 그것에 나포된다. 애욕과 번뇌, 환상과 환멸의 악무한은 과연 이브의 천형이요, 인간의 굴레라 이를 만하다. (중략)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복잡다단한 결과 무늬를 거느리는 것이 아마도 연애감정일 터이며, 인간의 욕망 중 가장 모순적이고 불가해한 것 역시 애욕일 것이다. 모든 정염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