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남편

“나하고 결혼한 이유가 뭐야?”
“엄마가 바라니까. 내가 말했잖아, 엄마가 하라고 했다고.”
“그럼 왜 나야!”
다유가 쏘아붙이자, 망설임 없이 그의 손가락이 머리와 가슴을 번갈아 옮겨 다녔다.
“여기와……, 여기가 시켰다. 아니. 너라고, 널 잡으라고 했어. 그런 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눈에 반한다고들 하지.”
여기, 머리에서 신호를 보내서 여기, 심장에서 울리다.
멋진 시 구절을 차용한 것처럼 말하는 상한의 말이 믿기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바보 같은 심장이 욱신거렸다. 얼굴이 홧홧하게 뜨거워지고 따끔거리기까지 했다. 처음엔 뺨이 붉어지더니 그의 눈빛과 오랫동안 엉켜 있으니 전신이 활활 타올랐다. 하와이용 불가마에 들어가 앉은 것처럼.
“나와 결혼해 준 당신이 고맙다.”
‘이러면 안 되는데, 달콤한 말에 녹으면 안 되는데.’
다유는 다리에 힘이 풀려 흐물거리자, 주먹을 쥐고 허리를 곧추세웠다. 여기서 넘어가면 끝장이다. 저 남자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작업용 멘트에 정신 줄을 놓아선……,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그러나 육체에 불이 당겨졌다. 자석처럼 이끌려 갔다. 정신을 수습할 사이도 없이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