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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중어중문학
· ISBN : 9788952128850
· 쪽수 : 848쪽
· 출판일 : 2019-11-07
책 소개
목차
제4책을 내며
卷24 古今體詩五十三首
卷25 古今體詩四十八首
卷26 古今體詩四十八首
卷27 古今體詩五十七首
卷28 古今體詩八十六首
卷29 古今體詩四十一首
卷30 古今體詩四十四首
[부록] 작품 색인
책속에서
0871. 漁父(1)四首
어부
其一
漁父飮, 어부는 술 마시러
誰家去, 누구네 집에 가나?
魚蟹一時分付.(2) 잡아 온 고기와 게를 한꺼번에 맡겨 놓고
酒無多少醉爲期,(3) 술이야 얼마가 됐든 취할 때까지 마시고
彼此不論錢數.(4) 피차간에 가격은 따지지 않는구나.
其二
漁父醉, 어부가 술에 취해
蓑衣舞,(5) 도롱이 입고 춤추며
醉裏却尋歸路. 취중에도 귀로를 찾아가는데
輕舟短櫂任橫斜,(6) 가벼운 배 짧은 노 가는 대로 놓아두니
醒後不知何處.(7) 깨어난 뒤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리라.
其三
漁父醒, 어부가 깨어나면
春江午, 봄 강의 한낮일 터
夢斷落花飛絮. 꿈이 깨고 꽃잎 지고 버들개지 날리는데
酒醒還醉醉還醒,(8) 술이 깨면 또 취하고 취했다가 또 깨며
一笑人間今古.(9) 인간 세상 예와 지금 일소에 부치리라.
其四
漁父笑, 어부가 씩 웃으니
輕鷗擧, 날렵한 갈매기가 날아오르고
漠漠一江風雨.(10) 강에는 비바람이 자욱하게 덮였는데
江邊騎馬是官人,(11) 말을 타고 강가에 벼슬아치 다가가자
借我孤舟南渡. 남쪽으로 건너도록 내게 배를 빌려준다.
[해설]
이것은 소식의 각종 사집(詞集)에 수록되어 있는 사 작품으로, 이 가운데 제1수는 《어정사보(御定詞譜)》에 〈어가자(漁歌子)〉의 전형적인 작품으로 예시되어 있는바, 소식의 사집에서는 대개 원풍 5년(1082) 3월 황주에서 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네 수가 내용적으로 일관성을 지닌 연장사(聯章詞)인데, 제1수 제4구의 ‘취(醉)’가 제2수 첫 구절의 ‘어부취(漁父醉)’를 이끌어 내고, 제2수 끝 구절의 ‘성(醒)’이 제3수 첫 구절의 ‘어부성(漁父醒)’을 이끌어 내고, 제3수 끝 구절의 ‘소(笑)’가 제4수 첫 구절의 ‘어부소(漁父笑)’를 이끌어 내는 독특한 형식을 이루고 있다.
[주석]
(1) 漁父(어부): 詞調 이름으로 〈漁歌子〉라고도 한다.
(2) 分付(분부): 주다.
(3) 醉爲期(취위기): 취할 때가 기한이다. 취할 때가 술을 그만 마시는 때라는 뜻이다.
(4) 不論(불론): 따지지 않다. 이 구절은 어부는 고기와 게의 값이 얼마나 되는지 따지지 않고 주모는 술값이 얼마나 되는지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5) 蓑衣舞(사의무): 술에 취하여 도롱이를 걸친 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6) 任橫斜(임횡사): 노를 젓지 않고 뱃전에 비스듬하게 걸쳐져 있도록 내버려 둔다는 뜻이다.
(7) 不知何處(부지하처): 柳永의 사 〈雨霖鈴〉에 “오늘 밤 어디에서 술이 깰거나? 버드나무 늘어선 언덕에 새벽바람 불고 새벽달 비치겠지(今宵酒醒何處, 楊柳岸曉風殘月)”라는 구절이 있다.
(8) 酒醒還醉(주성환취): 白居易의 〈醉吟先生傳〉에 “다 읊조리고 나면 혼자 씩 웃으며 술독을 들고 술을 퍼서 또 몇 잔을 마시고는 거나하게 취한다. 취했다가는 다시 깨고 깨면 또 읊조리고 읊조린 뒤에는 또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면 또 취하니 취하는 것과 읊조리는 것이 되풀이되어 마치 꼬리를 물고 도는 것 같다(吟罷自哂, 揭甕撥杯, 又引數杯, 兀然而醉. 旣而醉復醒, 醒復吟, 吟復飲, 飲復醉, 醉吟相仍, 若循環然)”라고 했다.
(9) 人間(인간): 이 세상. 속세.
(10) 漠漠(막막): 안개나 비가 자욱한 모양.
(11) 官人(관인): 소식 자신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