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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국방/군사학 > 전쟁사
· ISBN : 9788952214638
· 쪽수 : 61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I. 전쟁 준비
1. 전사의 화장에서 타이거 위장복까지
2. 부메랑에서 성채까지
3. 전사의 교육
4. 전쟁 속의 게임
II. 전투와 전쟁의 와중에
5. 개전
6. 전투의 즐거움
7. 전쟁의 규칙
8. 종전
III. 전쟁의 기억
9. 역사와 전쟁
10. 문학과 전쟁
11. 미술과 전쟁
12. 전쟁 기념비
IV. 전쟁이 사라진다면?
13. 간단하게 살펴본 평화의 역사
14. 대전쟁의 종말
15. 경계를 넘어서
16. 인간들이여, 어디로 가는가?
V. 대립
17. 무법자 무리들
18. 영혼 없는 기계
19. 마음 없는 병사
20. 페미니즘
결론: 커다란 역설
감사의 말
역자 후기
미주
색인
책속에서
이론적으로 볼 때 전쟁이란 최종적인 수단이다. 즉, 특정 인간 집단의 이익에 반하는 사람들을 살상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무력화시켜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매우 과격한 행위로 전쟁을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경제학자들도 전사나 병사와 같은 인적 요소를 단지 승리를 위한 무기로만 여기던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다. 여러 통계 수치 이면의 사실을 통해 전쟁 자체에 사람을 매혹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물론 전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참전자들이지만, 전쟁의 영향은 그 외에도 많은 곳에 퍼진다. 전투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쁨, 어쩌면 가장 큰 기쁨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 될 수 있다. 전쟁에 대한 매혹은 전쟁 문화를 발전시켰고 전쟁 자체도 그 문화 속에 함몰되었다. 다른 문화와 마찬가지로 전쟁 문화에는 여러 가지 ‘쓸데없는‘ 유희와 치장, 허식이 있으며 그러한 것들은 심지어 역효과를 초래하기도 한다.2) 지금까지의 모든 전쟁이 다그랬고 아마도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것이다.
― 머리말 (p.8)
인간사에서 전쟁은 항상 극히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어느 영국군 장교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쟁이라는 엄청난 사업 없이 성장한 제국이나 문명, 민족, 종교는 하나도 없다. 현재 가장 뛰어나다고 칭송받는 이념, 종교, 민족, 문명, 제국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많은 무기를 획득해서 상대방을 박살내버렸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아무리 뛰어난 이념, 종교, 민족, 문명, 제국이더라도 그에 걸맞은 무력이 없다면 몰락할 수밖에 없다.
― 머리말 (p.10)
무엇보다도 군 장비와 건축물에 신비한 매력을 더하는 요소는 군인이 그것들에 목숨을 의지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에 사람을 죽이는 힘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른 무엇과도 비길 수 없을 만큼 존중받으며 때로는 권력의 상징,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나치 지도자들은 십자가 대신 검을 상징물로 사용하는 ‘독일식’ 기독교를 만들려고 한 적도 있었다. 제트 엔진이 발명되기 직전에 지어진 미 공군사관학교 교회의 제단 위에는 항공기의 프로펠러처럼 생긴 대형 십자가가 있다.
이러한 모든 사상과 신념, 태도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어 더욱 굳건해졌다. 특정 사회가 가진 군사 기술이 아무리 원시적이고 단순하다 할지라도 병사의 정신 상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심지어 뉴기니 같은 석기시대 사회라 할지라도 전쟁에 관련된 문화는 완전히 원시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현대의 많은 책과 논문이 전략을 더욱 중시할수록 문화에 대해 말할 자리는 사라져 간다. 그 결과 이런 책들을 아무리 읽어봐도 전쟁 문화라는 게 있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아군의 전력을 극대화하면서 적의 전력을 극소화시키는 방법도 알 수 없으며, 전쟁과 전투에서 인간이 벌이는 행위를 이해하기도 불가능하다.
― 제2장 (pp.6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