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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88952218216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12-05-03
책 소개
목차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오토 클렘페러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프리츠 라이너
카를 뵘
조지 셀
존 바비롤리
오이겐 요훔
예브게니 므라빈스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세르지우 첼리비다케
게오르그 솔티
귄터 반트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라파엘 쿠벨리크
레너드 번스타인
클라우스 텐슈테트
카를 리히터
카를로스 클라이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휘에서 칸타빌레를 실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휘봉으로는 음의 시작점만을 알려줄 뿐이며, 칸타빌레는 음과 음 사이를 부드럽게 채워 넣는 작업을 의미한다. 즉, 지휘봉의 운영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테크닉이다. 칸타빌레는 존재의 DNA와 같은 것이다. 음악의 본질을 구성하는 것으로, 레가토(악보에서 둘 이상의 음을 이어서 부드럽게 연주하라는 말)에 대한 감수성과 멜로디에 대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휘에 있어 궁극적인 지향점인 것이다.
카라얀의 화려한 지휘가 코스모폴리탄적인 매력을 표방한다면 카를 뵘(Karl Bohm, 1894~1981)의 지휘는 오스트리아 전통의 유고한 뿌리를 상징한다. 뵘은 악보의 범위 안에서 모든 음표에 충실해지려 했다. 카라얀이 오케스트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바이올린 파트를 갈고 닦는 데 온 정성을 쏟았다면 뵘은 오히려 제2호른이나 비올라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악기군의 세공에 열을 올렸다. 또한 리허설에서 부정확하게 얼버무리는 연주는 뵘의 면박을 면치 못했다. 그의 지휘철학은 “8분 음표는 8분 음표로 연주하고 8분 쉼표는 8분 쉼표 만큼 쉴 것.”으로 다소 따분한 것이었지만 공연은 늘 근사했다.
일본에서 예브게니 므라빈스키는 주로 ‘므라 총통’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경고하겠어요. 몇 사람이 지금 지시를 정확히 지키지 않는군요.”라고 말하는 리허설 영상의 살벌한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지휘자라기보다는 전쟁사령관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실수를 반복했다가는 시베리아에 끌려갈 것만 같은 섬뜩한 긴장감이 감돈다. 므라빈스키의 지휘봉은 정확하며 요점만 간결하게 전달한다. 과장된 지휘 자세나 퍼포먼스적인 요소는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지휘봉에 ‘찰싹’ 달라붙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은 정예부대요, 단원들은 고난도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