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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과학의 이해 > 과학사/기술사
· ISBN : 9788952222961
· 쪽수 : 600쪽
· 출판일 : 2013-03-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제1장 보는 사람의 눈 _ 화실에 들어선 과학자
제2장 무지개를 풀며 _ 색의 물리학과 화학
제3장 불카누스의 대장간 _ 고대의 색 기술
제4장 색의 비법 _ 연금술사가 그림에 남긴 유산
제5장 빛과 그림자의 거장들 _ 르네상스의 영광
제6장 낡은 금빛 _ 엄격한 색의 부활
제7장 무지개 색 금속 _ 무지개 색 금속
제8장 빛의 군림 _ 인상주의, 밝은색감의 충격
제9장 보라색에 대한 열정 _ 염료와 색의 산업화
제10장 한밤중의 색조 _ 청색의 문제
제11장 시간이라는 화가 _ 끊임없이 변하는 캔버스
제12장 색을 포착하라 _ 예술의 복제품 문제
제13장 물질에 대한 정신의 우위 _ 모더니즘 양식의 색
제14장 예술을 위한 예술 _ 새로운 재료, 새로운 지평
그림 목록
미주
색인
리뷰
책속에서
루벤스는 당시 그런 색을 입수할 수 없었으니 그런 그림을 그리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말은 참 무의미하다. …… 그림에서 색의 사용은 입수할 수 있는 재료만큼이나 화가 개인의 취향과 문화적 맥락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술에서 색의 역사는 안료의 축적에 비례한 가능성의 축적이 아니다. 예술가의 모든 선택은 수용만큼이나 배척의 행위이다. 어느 시점에 기술적 고려가 그 결정에 개입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예술가의 태도에 어떤 사회적·문화적 요소들이 작용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결국 모든 예술가는 그 시대의 색과 직접 계약을 맺게 된다.
색이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어린 시절에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해안가 웅덩이에서 건졌을 때, 그토록 풍요롭게 반짝이던 자갈이 집에 와서 배낭에서 꺼내어 말리면 볼품없는 회색 돌멩이로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빛이 전도 물질, 즉 공기에서 물이라는 또 다른 전도물질을 통과하면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빛은 공기보다 물에서 더 느려지는데, 이 때문에 빛줄기가 맑은 돌 웅덩이를 통과하면서 굴절되어 그 깊이를 속이게 된다.
지오토의 자연주의는 시간을 그림의 한 구성요소로 편입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미지는 더 이상 불변의 상징이 아니라 실제 흐르고 있는 시간에서 한 순간을 고정시킨 것이었다.
이것이 화가들에게 끼친 효과는 실로 굉장했다. 자연에서 보이는 한 장면은 주위의 빛에 의존하며 그 빛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 어두컴컴해 음산하거나, 지중해의 강력한 햇살에 하얗게 표백되거나, 저녁놀에 부드러워질 수 있다. 이것은 화가들에게 극적인 분위기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자연에 미치는 빛의 효과를 철저히 이해해야만 가능했다. 자연에 충실할 것을 고집함으로써, 화가들은 중세적 구성의 양식화된 관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연은 무한히 다양한 형태와 색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자연주의는 새로운 도전을 제기했다. 화가들이 만족스런 구성을 하는 데 필요한 색과 대상의 조화로운 배열을 부과하는 법칙이 자연에는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