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사/경제전망 > 세계 경제사/경제전망
· ISBN : 9788952231208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5-09-07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4
제1부 경제는 문명과 함께 태어났다
01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인류문명이 싹트다
02 지중해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03 지중해시대를 연 팍스 로마나
04 동서를 잇는 교역로, 실크로드는 살아 있다
05 바이킹, 동방 문물의 전달자
06 유럽의 도시,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다
07 신의 이름으로 시작된 십자군원정
08 유럽을 부흥하게 한 샹파뉴 정기시
09 13세기 세계화를 이룩한 칭기즈칸
10 흑사병으로 뒤바뀐 중세의 문화
11 베네치아의 영화
12 기독교의 심장,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다
13 신항로 개척과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14 매독, 르네상스의 산물인가 신대륙의 복수인가
15 후추와 석유를 둘러싼 평행이론
제2부 세계, 경제에 눈을 뜨다
16 청어의 이동과 한자상권의 흥망
17 네덜란드의 황금시대
18 자본주의의 전령, 유대인
19 영국과 프랑스의 격돌, 백년전쟁과 7년전쟁
20 산업혁명의 주자들
21 산업혁명의 시작과 끝
22 세계경제의 전환점, 영국의 산업혁명
23 대륙을 봉쇄하라
24 죽거나, 이 땅을 떠나거나
25 프랑스, 이륙을 시작하다
26 드디어 산업에 눈을 뜬 미국
27 후발주자 독일의 끝나지 않은 경주
28 러시아,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29 일본, 미국에 닫힌 빗장을 열다
30 수에즈 운하, 자연의 벽을 허문 인간의 쾌거
31 바닷길을 개척하라
32 세계대공황
33 새롭게 꿈틀대는 젊은 대륙, 인도
34 중남미 경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35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도 봄은 온다
제3부 과거로 미래의 경제를 내다보다
36 제국주의의 두 얼굴
37 사회주의혁명과 그 주역들
38 종교와 과학, 정치, 경제의 사중주
39 설탕과 차, 커피의 경제학
40 튤립으로 시작된 금융 투기의 역사
41 점토판에서 전자종이까지
42 팍스 브리태니카와 스털링 파운드의 금본위제
43 팍스 아메리카나의 달러 체제와 그 이후
44 팍스 시니카, 중국의 부상
45 인구와 경제의 상관성
46 세계화의 빛과 그림자
47 기술혁명은 21세기에도 진행형?
48 사라져가는 봄을 노래하라
49 신라의 장보고에게 해상무역을 배우다
50 시장의 지배자, 고려의 개성상인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후추를 둘러싼 이권 경쟁 역시 이슬람권과 기독교권과의 대결 양상을 불러와 종교적 반목을 부추겼다. ‘천국의 알갱이’에 비유되는 후추는 동방의 이국적 상품으로 육식을 하는 기독교권 유럽인의 식탁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교역품이었다. 육로를 통해 이슬람권과 거래하며 후추 교역을 독점하던 베네치아가 인도 항로를 개척한 포르투갈과의 경쟁에 뒤지며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그 뒤를 이어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이 동아시아 이슬람권에서 후추 교역권을, 더 나아가서는 제해권과 무역권을 놓고 경쟁했다. 이 경쟁에서 인도로 가는 길목 호르무즈 해협을 이슬람인 페르시아와 연합하여 점령(1622)한 영국이 최후 승자가 되어 대영제국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과거 종교적 반목의 모습을 지금은 어떤 것에서 볼 수 있을까? 17세기 말 이후 우월성이 사라진 후추 대신 오늘날 석유를 둘러싼 이권 다툼 속에서 종교 뒤에 감춰진 경제성을 엿보게 된다.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하는 석유를 얻기 위해 20세기 초 중동 지역이 다시금 자원 쟁탈장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이 주축이 된 ‘세븐 시스터즈’는 채굴 및 정유, 판매에 독점력을 행사하며 세계 석유 시장을 장악했다. 이에 맞서 석유수출기구(OPEC)가 결성되고 1970년대 제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며 중동의 석유는 자원민족주의를 강화시켰다. 세계경제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된 석유는 여전히 산유국인 중동 이슬람권과 소비국인 서방 기독교권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105p. <15. 후추와 석유를 둘러싼 평행이론> 중에서
북유럽의 해상 운송 및 무역, 어업의 독점적 입장에 타격을 주면서 16세기 중반 한자상권의 모든 이권을 네덜란드에 넘겨주는 데 한몫한 청어가 네덜란드에서는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보자. 네덜란드의 기본 노선인 무역과 산업의 자유도 청어 앞에서는 예외였다. 청어잡이는 수산업협회가 관장하여 5개 도시의 선박에게만 대출어권(Great Fishery)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청어를 보관하기 위한 소금과 나무통의 재질은 물론 그물
코 등까지 청어법으로 규제하여 양과 품질관리를 엄격하고 철저하게 규제했다.
네덜란드 인구의 20~30%가 청어 산업에 종사했다고 하니 ‘암스테르담은 청어의 뼈 위에 건설되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닌 듯하다. 청어잡이의 수익금을 해운과 해상무역에 투자한 네덜란드는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에 걸쳐 제해권과 무역권을 얻어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청어를 둘러싼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네덜란드와 영국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엄격한 규제를 통해 청어잡이를 통제한 네덜란드와는 달리 영국은 네덜란드의 어업 기술을 받아들여 자유경쟁을 허용했다. 그 결과 영국에 밀리게 된 네덜란드의 청어잡이는 네덜란드 경제 전반에 걸쳐 침체를 불러왔다. 또 이전의 한자상권처럼 네덜란드 역시 모든 이권을 영국에 넘겨주게 되었다. 이처럼 지나친 자유경쟁도 그렇지만 지나친 규제 역시 문제를 가져온다.
-111p. <16. 청어의 이동과 한자상권의 흥망> 중에서
대륙봉쇄령이 유럽 대륙에 불러온 산업상의 변화부터 살펴보자. 영국으로 가는 뱃길을 막음으로써 영국으로 물자가 들어갈 수 없게 한 조치는 역으로 영국에서 어떤 것도 나올 수 없음을 의미했다. 이것은 영국보다 산업혁명이 늦었던 유럽 대륙이 영국의 선진 공산품과의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위적인 보호막 기능을 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던 유럽 대륙의 전통 면업계에는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전통이 짧아 기계화 생산에 주력하여 산업혁명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 영국의 면방적업계는 값싸고 질 좋은 기계제 면사를 유럽 전역으로 수출하여 대륙의 전통 면업, 특히 수제 면사업을 고사 직전으로 몰고 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랄까. 유럽 대륙, 특히 스위스는 뜻하지 않은 대륙봉쇄령 덕분에 유아산업을 보호할 시기를 얻게 되었고 자체적으로 면방적업의 기계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것은 물론 손쉽게 영국에서 선진 면방적기계를 수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속과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수공업자들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그래서 스위스의 경우 대륙봉쇄령이 해제된 시점에는 영국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로써 보호무역정책의 당위성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153p. <23. 대륙을 봉쇄하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