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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52237217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17-09-01
책 소개
목차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전투 거부
아가멤논의 꿈과 총공격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약속은 깨지고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다
용감한 디오메데스
헥토르의 반격과 트로이의 승리
아가멤논,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
헤라의 계책
그리스군, 함선까지 밀려나다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아킬레우스, 아가멤논과 화해하다
신들의 싸움
헥토르의 죽음
파트로클로스와 헥토르의 장례식
그 후의 이야기들
『일리아스』를 찾아서
『일리아스』 바칼로레아
리뷰
책속에서
그러자 아킬레우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기 이익만 챙기는 탐욕스러운 왕 같으니라고! 과연 어떤 그리스 백성이 진심으로 당신에게 복종할 것 같소? 내가 이곳 트로이 전쟁터로 온 것이 과연 무엇 때문이오? 트로이인들은 내 소와 말을 약탈하지도 않았고 내 곡식을 망쳐놓지도 않았지.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오로지 그대와 그대의 동생 메넬라오스의 복수를 위해서였소. 그런데 내 몫마저 빼앗으려들다니. 내가 언제 가장 좋은 걸 탐낸 적이 있던가! 내 힘으로 승리를 거두고도 나는 언제나 당신에게 양보를 했소. 나는 늘 보잘것없는 것만 챙겼을 뿐이오. 난 그만 고향으로 돌아가겠소. 여기서 모욕이나 당하면서 당신한테 재물과 명예를 챙겨줄 생각은 전혀 없어.”
인간의 왕인 아가멤논이 대답했다.
“갈 테면 가시오, 말리지 않을 테니. 난 제우스께서 직접 키우신 인간들 중에 당신이 가장 싫소. 당신은 언제나 다툼과 전쟁만 좋아할 뿐이지. 하지만 어쩌겠소. 그것도 제우스께서 주신 재능이니. 자, 부하들과 함께 배를 끌고 당신 고향으로 돌아가시오. 당신이 화를 내건 말건 난 신경 쓰지 않소. 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해두지. 아폴론께서 나의 크리세이스를 앗아가신 대신 나는 당신 막사로 가서 당신이 받은 선물인 그녀 브리세이스를 데려올 것이오. 그래야 내 권위가 살 테니까.”
그 말을 들은 아킬레우스는 분노와 수치심에 휩싸였다. 그는 망설였다. 칼을 뽑아 이 인간을 단칼에 베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화를 누르고 마음을 다잡을 것인가! 하지만 참아내기에는 분노가 너무 컸다.
화살이 꽂힌 메넬라오스의 몸에서는 검은 피가 솟아나와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아가멤논은 분노로 치를 떨었고 메넬라오스 역시 분노가 치솟았다. 그리고 그 분노는 모든 그리스 병사들에게로 퍼져나갔다. 아가멤논이 분노에 가득 차서 말했다.
“사랑하는 동생아! 내가 어리석었다. 저 간사한 트로이인들을 믿고 조약을 맺다니! 저 간사한 트로이인들을 믿고 너 홀로 싸움터에 내보내다니! 내 어리석음이 너를 이토록 크게 다치게 했구나! 신께 제물을 바치며 맹세한 것을 저자들이 깨버렸으니 신께서도 저자들을 가만두지 않으실 것이다! 내가 복수를 하더라도 신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다!”
말을 마친 아가멤논은 그리스 연합군 사이를 돌아다니며 열렬히 병사들의 투지를 일깨웠다. 전의에 넘치는 그리스군 병사들 앞에 가서는 이렇게 외쳤다.
“우리의 아버지 제우스께서는 결코 트로이인들을 돕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살은 독수리 밥이 될 것이며 그들의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은 우리 배에 실리게 될 것이다.”
한걸음에 아킬레우스에게로 달려간 네스트로의 아들 안틸로코스는 그를 만나자 침통하게 말했다.
“아,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 그대에게 슬픈 소식이 있소. 파트로클로스가 죽었소. 그의 시신을 두고 양군이 싸우고 있고 그가 입고 있던 갑옷과 투구는 헥토르가 가져갔소.”
경악한 아킬레우스가 되물었다.
“뭐라고? 다시 말해보시오! 누가 죽었다고?”
“파트로클로스가 죽었소.”
“파트로클로스? 파트로클로스라고! 아, 내 친구여!”
믿기지 않는 소식에 아킬레우스는 목 놓아 울부짖으며 울었다. 그의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바닷속 그의 어머니 테티스에게까지 들렸다. 아들의 울음소리에 깜짝 놀란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에게 달려왔다.
“아들아, 어째서 우는 거냐?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그리 슬퍼하느냐? 일전에 내가 온 그리스인이 너를 그리워하게 해달라고 제우스 님께 부탁드렸고 그분께서는 그 소원을 들어주시지 않았느냐?”
“맞습니다, 어머니. 제우스께서 어머니 기도를 들어주셨지요. 하지만 이제 아무 소용 없습니다. 제가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제 목숨처럼 아끼는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죽어버렸으니까요! 아, 이제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시게 될 겁니다. 전 고향 그리스로 살아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제 손으로 헥토르를 찔러 죽여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고야 말 겁니다!”
테티스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 내 아들. 넌 정말이지 오래 못 살 운명인 모양이구나! 죽음이란 말을 어쩜 그렇게 쉽게 입에 담는단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