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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은이), 진형준 (옮긴이)
살림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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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고리오 영감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5223817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8-02-01

책 소개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 나아가 부모 세대를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컬렉션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21권 <고리오 영감>. 사실주의의 시조로 평가받는 발자크의 대표작이다.

목차

제1장 서민 하숙집 ·10
제2장 사교계에 입성하다 ·79
제3장 불사조 ·141
제4장 아버지의 죽음 ·196

『고리오 영감』을 찾아서 ·257
『고리오 영감』 바칼로레아 ·268

저자소개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은이)    정보 더보기
1799년 프랑스 투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하급 관리로 자수성가한 부르주아였고, 열여덟 살에 32세 연상의 남편과 결혼한 어머니는 자식에게 무심했다. 1816년 소르본 대학교에 입학, 법학을 공부하고 소송대리인과 공증인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했으나, 스무 살 때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문학의 길로 들어설 것을 결심한다. 하지만 창작에만 전념하기에는 파리에서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가명으로 삼류소설들을 다작하고 인쇄업과 출판업에 뛰어들지만, 사업 실패로 큰 빚을 지게 된다. 서른 살이던 1829년, 역사소설 『올빼미당원들 혹은 1799년 브르타뉴』를 처음 본명으로 발표하고, 이후 1848년까지 20여 년 동안 『인간극』 집필에 생애를 바친다. 갖가지 인간 삶을 그린 개별 작품 91편이 서로 유기적으로 엮여 하나의 거대한 ‘총체’가 되도록 구성한 『인간극』은 크게 《풍속 연구》 《철학 연구》《분석 연구》의 세 계열로 분류되며, 약 2500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대서사시로, 세계 문학사에 걸작으로 남았다. 1832년 우크라이나 대귀족 한스카 백작 부인의 익명 편지를 처음 받은 이래로 18년간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1842년 한스카 부인이 남편을 사별하자 적극적으로 구애해, 1850년 3월 마침내 결혼에 성공한다. 하지만 누적된 과로로 이미 수년째 건강이 악화했던 발자크는 5개월 후인 1850년 8월 파리에서 사망한다. 산문 형식으로 ‘19세기 프랑스 풍속의 역사’를 그려내고자 했던 발자크는 소설의 제재를 넓게 개척하고 그 개념을 현저히 확대해 사실주의의 시조가 되었고, 플로베르, 도스토옙스키, 졸라, 프루스트, 스트린드베리 등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인간극』 총서 가운데 오늘날까지 널리 읽히며 사랑받는 대표작으로는 『루이 랑베르』 『외제니 그랑데』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 『어둠 속의 사건』 『잃어버린 환상』 『골동품 진열실』 『사촌 베트』 『사교계의 영광과 비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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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준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평론집을 발간했으며 홍익대학교 문과대학장, 한국문학 번역원장을 지냈다. 진형준은 자신이 문학 평론가나 불문학자보다는 ‘상상력 연구자’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상상력을 전공했기에 그는 대학 재직 중 미술 대학과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으며, 기업체를 상대로 수십 차례, 강연도 할 수 있었다. 상상력 연구가 어느 특정 전문 분야의 연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를 유기적인 생명체로 바라보는 힘을 갖추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상상력 공부는 인간 삶의 기본 원리를 습득하는 것과 같았다. 그가 세계문학 고전 100권을 선정, 축역縮譯하여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 컬렉션』을 완간한 후, 방향을 세계사로 돌려 『문학으로 여는 세계사』를 집필하게 된 것도 전적으로 그가 상상력을 공부한 덕분이다. 10년 이상 걸린 세계 고전 번역 작업을 마치고 나니, 그에게 인류의 역사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적 생명체의 움직임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움직임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고 연주해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그 욕망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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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당신은 아마 한가롭게 푹신한 의자에 엉덩이를 파묻고 이 책을 펼쳐 든 채, ‘이 책 재미있겠는걸’이라고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리오 영감의 불행한 이야기를 다 읽은 다음 당신은 곧장 맛있는 저녁을 먹을 것이다. 그러고는 자신의 그런 무심함을 작가 탓으로 돌릴 것이다. ‘참, 과장도 심하군’이라고 생각하거나 ‘너무 시적으로 썼어’라고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꼭 알아두시라! 이 드라마는 허구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모든 것이 사실이다. 너무도 사실적이라서 읽는 이는 이 드라마에서 자기 집, 또는 자기 마음속에서 벌어질 만한 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부인이 죽자 고리오의 마음속에는 아내를 향한 사랑 대신 부성애라는 감정이 무럭무럭 자라나 모든 것을 압도하게 되었다. 아내에게 쏟던 애정을 그는 두 딸들에게 옮겨 쏟아부었다. 그가 부자인 것을 다들 알았기에 자기 딸들을 아내로 주겠다며 접근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지만 그는 그냥 홀아비로 살겠다고 했다.
그는 당연히 두 딸에게 분에 넘치는 교육을 시켰다. 연 수입 6만 프랑 이상의 부자이면서도 자신을 위해서는 단 1,000프랑도 쓰지 않는 그가 딸들 교육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딸들은 승마도 했고 마차도 가졌으며 마치 부유한 늙은 영주의 정부라도 되는 듯이 풍족한 생활을 했다. 아무리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도 딸들이 하고 싶다면 아버지는 스스로 서둘러서 원하는 것을 들어주었다. 그는 딸들이 자기에게 잘못하는 짓까지도 사랑할 정도였다.
딸들이 출가할 나이가 되자 그녀들은 각자 취향대로 남편을 선택할 수 있었다. 딸들이 각자 아버지 재산의 반씩 지참금으로 가져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나스타지는 미모 덕분에 레스토 백작의 구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귀족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를 배우자로 택했다. 반면에 델핀은 돈을 좋아했다. 그녀는 독일 출신으로 신성로마제국의 남작이 된 은행가 누싱겐 씨와 결혼했다.
고리오는 그 뒤로도 제면업에 계속 종사했다. 딸들과 사위들은 그가 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체면이 손상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일을 그만두라는 딸과 사위들의 성화에 못 이겨 그는 상점을 팔고 은퇴했다. 은퇴한 후에도 그의 수입은 연간 8,000에서 1만 프랑은 되었다. 두 딸은 은퇴한 아버지를 집에 모시기를 꺼려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자기들 집에 드나드는 것까지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완전히 홀로 된 영감은 결국 보케 하숙집에 투숙해서 숙식을 해결하게 된 것이다.


“아니, 이보다 더 나은 데 살면 뭐하려고? 당신에겐 설명하기 어려워. 요컨대 이거야. 내 인생은 내 두 딸에게 있다, 이거란 말이오. 딸들만 따뜻하면 나는 춥지 않아요. 딸들이 웃으면 나는 하나도 지루한 게 없어. 내게 슬픔이 있다면 그건 오로지 딸들이 슬플 때뿐이라오. 자식이 행복해질수록 더 행복해지는 것, 이런 건 설명 못 해요. 학생도 나중에 알게 될 거요.
아마, 이건 이해할 거야. 나는 아버지가 되고서야 진정으로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오. 저렇게 사랑스러운 딸들을 이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을 어찌 믿지 않을 수 있겠소? 다만 나는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내 딸들을 사랑해요.
이봐요. 내 사랑스런 딸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사람 신발도 닦아주고 그 사람 심부름도 다 해줄 수 있소. 그 아이 하녀를 통해 그 마르세라는 사람이 못된 개 같은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소. 그놈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니까. 그렇게 예쁜 내 딸을 사랑하지 않다니!”
외젠의 눈에 고리오 영감이 숭고해 보였다. 고리오 영감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를 빛나게 한 것은 타오르는 부성애 바로 그것이었다. 이 순간 영감의 목소리에는 위대한 배우가 보여주는 몸짓 같은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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