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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부부생활/자녀양육
· ISBN : 9788953122154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prologue
Part 1 청소년이 무서워? … 힘써 알자
01 화 anger 앵그리버드에서 해피이글로의 격변!
02 욕 disgrace 걸레를 뱉고 금 사과를 물다
03 성 sex 사랑 결핍의 다른 얼굴 성 중독
Part 2 무엇이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가 … 함께 울자
04 꼴 appearance 외모甲보다 내면甲이 진짜 위너
05 따 bully 무관심과 방관은 또 다른 폭력
06 피 the precious blood 마음의 빗장이 열리다
Part 3 꿈꾸게 하라 … 보여주자
07 꿈 vision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08 땀 passion 게임에 열광? 하나님께 영광!
09 쌤 mentor 교사의 껍데기를 벗고 사랑을 입다
epilogue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남녀를 막론하고 욕설이 난무하고 이미 중독 수준을 넘어선 게임과 스마트폰의 역습, 왕따를 비롯한 각종 학교폭력의 위협,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숙제와 공부량은 아이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든 잘 못하든, 집안이 부유하든 가난하든, 얼굴이 잘생겼든 못생겼든 간에 조건과 환경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화가 나 있다.
이제 부모님에게 질문한다.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최고의 태교로 키워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는 내 아이에게 가슴 벅찬 눈물을 흘리며 무어라 축복의 말을 했던가?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아이가 건강하게 잘 크고 행복하게 자라도록 도와주세요."
아마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을 것이다. 누가 갓 태어난 아기를 품에 안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운운할 것인가. 그러나 아이를 키워 가면서 어느새 부모의 욕심이 덕지덕지 붙게 된다.
화로 가득 찬 아이들이 배움터 안에서 매일 자기와 똑같은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입에는 "몰라", "짜증 나", "귀찮아"가 배어 있다. 표정은 시무룩하고 일상은 지쳐 보인다. 잠에서 깨어나기 힘든 아이들…. 이 아이들의 공간에서 함께 살다 보면 눈물이 난다. 많은 어른들이 말한다.
"지금 공부할 수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때다. 학생이 공부만 하면 되지 무슨 걱정거리가 있니?"
그렇게 아이들의 삶을 쉽게 재단해 버린다. 먼저 겪어 보고 지나 왔다는 자격으로 말이다.
'화'는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도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상황이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생기는 노엽고 답답한 감정이다. 아이들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이 부정적인 감정을 일차적으로 다뤄 주어야 하는 사람이 바로 부모님과 선생님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해 주고 만져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불안정하다. 성령 하나님께서 친히 다스려 주셔야 한다. 주의 보혈로 덮어 주셔야 한다. 태어나는 순간 선악과를 물고 있는 우리 자신이 확인되어야 한다. 캄캄한 죄로 덮여 있고 사망으로 치닫는 우리 인생에 화가 가득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몇 년 전 야구부 아이들을 인솔해서 필리핀으로 전지훈련을 간 적이 있다. 현지 공항에 도착해 입국 신고서를 쓰는데 죄다 영어로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아이들은 매우 난감해 했다. 그래도 중학생들이니 어느 정도 영어를 하겠지 싶어 알아서 써 보게 했다.
아이들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와 야유소리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야구부 주장 녀석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다가왔다.
"선생님, 이거 솔직히 써야 되죠"
"당연히 솔직히 써야지. 무슨 소리야? 빨리 써 와."
타박 섞인 내 핀잔에 주장은 후배들까지 독촉하며 입국 신고서를 서둘러 작성해 왔다.
울면서 웃어 보았는가. 나는 그날 외국 공항에서 미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영어가 짧은 이 녀석들은 'SEX'라는 칸에 각자의 고민을 제 소견에 옳은 대로 채워 놓았다. "얼레리꼴레리", "부끄부끄", "아직 못 해봤음", "꼭 해 보고 싶어요", "○○는 한 거 같음", "여긴 야동 국가냐", "개더러워"….
외국 공항 한복판에서 야구 배트를 꺼낼 뻔했다. 우리 일행은 전원 남자니까 알파벳 M으로 다시 고쳐 쓰게 하고 숙소로 가는 차 안에서 'SEX'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생각해 보면 어릴 적 동네 담벼락이나 화장실에서도 자주 보던 낙서 중 빠지지 않던 단어가 바로 요놈 아니던가. 시간이 흘러도 아이들은 여전히 SEX를 혐오스럽고 장난스럽고 더럽고 징그러운 행위로만 인식하고 있다.
아직도 아이들은 알쏭달쏭한 성에 대해 호기심이 많다. 남성과 여성의 구분점이자 인간의 생명을 시작케 하는 거룩한 이 성이 아이들로부터 이렇게 오해받는 걸 안다면 얼마나 섭섭해 할까? 성(性)은 성(聖)스러운 것인데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시를 감상하고 내가 출연한 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그리고 시에 녹아 있는 아버지의 사랑과 현재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인 나부터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한때 아버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지만 지금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내 피 속에 아버지의 사랑이 흐르는 까닭이라고 말해 주었다. 앞에 선 선생님이 자신의 삶을 열어 보이니 아이들도 물 흐르듯 하나하나 진솔한 자기 삶과 느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의 추억, 평소 아버지에게 미안했던 마음. 지금 아버지와 서먹해진 아쉬움 등 아이들은 거침없이 쏟아 내기 시작했다.
순서에 따라 한 남학생이 일어나서 말을 하려다 갑자기 말끝을 흐리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훌쩍거리는 그 아이를 안아 주는 것으로 수업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다부진 체격에 평소 언행이 거칠어 문제아로 낙인 찍힌 그 아이의 아버지는 3년째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그날 국어 수업은 그렇게 모두 다 울다가 끝났다. 시를 감상하고 한 문제도 못 풀었지만 난 그날의 시 수업을 내 생애 가장 의미 있는 수업으로 기억한다.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정약용을 기억할 것이다. 난 특별히 그의 이름을 좋아한다. 정.약.용. 그 이름을 나는 '정직'과 '약속'과 '용서'라는 나만의 풀이로 해석한다. 정직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바로 용서라는 열매를 맺는다.
하나님의 용서는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세상에 뿌리신 것으로 완성되었다. 절망 속에서 죽음을 묵상하고 있는 한 청소년 아이에게도 그 피를 통하여 하나님의 자비를 충만히 맛보게 해 주셨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는 이 하나님의 사랑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으랴. 극심한 절망기를 넘어서 새로운 희망기로 인생의 새 지평이 열린 나의 중고등부 청소년기가 지금 눈이 시리도록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