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이 들려주는 패러독스 이야기

머리말

1. 첫 번째 수업 - 패러독스의 본뜻은 무엇인가요?
2. 두 번째 수업 - 가장 오래된 제논의 패러독스 이야기
3. 세 번째 수업 - 제논 패러독스의 수학적 성과, 귀류법 이야기
4. 네 번째 수업 - 동서양의 여러 패러독스 유형
5. 다섯 번째 수업 - 수학의 패러독스, '집합' 이야기
6. 여섯 번째 수업 - 현대과학 패러독스 1, '상대성이론' 이야기
7. 마지막 수업 - 현대과학 패러독스 2, '양자역학' 이야기

이발사 패러독스

이탈리아의 가파른 외딴 지역에 시실리아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에는 스스로 면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면도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의 면도를 해주는 이발사는 없어서 스스로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수염을 기르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촌장은 주민 가운데 딱 한 명을 이발사로 지정했고, 그는 촌장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그 유일한 이발사는 다음과 같은 광고를 냈습니다.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하지 않는 마을 주민의 면도는 제가 최선을 다하여 책임지겠습니다! 단, 스스로 면도를 하는 사람의 면도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자한 주민으로부터 그 이발사는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발사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마을의 유일한 이발사이므로 다른 사람이 해 줄리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이발사가 스스로 면도를 한다고 답하면 앞서 낸 광고의 뒷부분에 의해, 이발사로서 면도를 해 주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이발사가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하지 않는다고 답하면 광고의 앞부분에 의해 그가 이발사로서 면도를 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 됩니다.

따라서 이발사는 자신의 면도에 관한 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모순된) 입장에 처하고 맙니다. 따라서 이발사가 낸 광고문은 모순된 결론에 이르게 되는 패러독스인 것입니다. - 본문 78~7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