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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의 꽃

남천의 꽃

송수남 (그림)
  |  
재원
2010-01-20
  |  
5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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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의 꽃

책 정보

· 제목 : 남천의 꽃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화집
· ISBN : 9788955751536
· 쪽수 : 424쪽

저자소개

송수남 (그림)    정보 더보기
1938년 전주에서 태어난 송수남은 홍익대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했으나 4학년 때 동양화과로 전과했다. 스웨덴 국립동양박물관 초대 개인전을 비롯하여 2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동경국제비엔날레, 상파울루비엔날레, 국제현대수묵화전 등 여러 차례의 단체전을 가졌다. 그는 관전과는 거의 인연을 맺지 않았으면서도 서울미술대전 운영위원으로 문예진흥원 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동아미술제 심사위원, 운영위원, 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미술·디자인 교육원장을 역임하는 등 그의 활동 범위는 광활하기만 하다. 왕성한 실험욕구와 탐구정신으로 끊임없이 한국 화단을 질타해온 남천 송수남. 전통 산수화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바탕으로 현대적 조형성을 추구해 온 그의 작가적 면모와 더불어 남천을 얘기할 때 '현대 수묵화 운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친 상업주의, 구태의연한 복고주의와 권위주의가 만연하던 70년대 말 한국화의 위기 상황 앞에서 남천은 '새로운 한국화의 정립'이란 기치 아래 낙후된 한국화의 자기혁신과 생명력 회복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간 인물이다. 남천은 수묵화운동의 주역으로서 한국의 미술뿐 아니라 문학과 음악, 철학까지 섭렵하면서 '한국인이란 무엇인가'. '한국의 그림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란 자기를 향한 질문을 수없이 던져온 현재 한국 화단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의 하나이다. 저서로는 수묵화, 자연과 도시, 한국화의 길 <남천 글 모음집>, 고향에 두고 온 자연 <산문집>, 수묵 명상, 여백의 묵향, 매난국죽,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 우리는 모두 행복한 꽃이다, 새로운 사군자의 세계, 우리시대의 수묵인 남천 송수남, 남천의 꽃, Black & White 디자인 먹으로 말하다, 세월의 강 수묵의 뜨락에서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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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가을볕에 잘 여문 사과들을 산다. 그런데 그 사과들 중 한,두개는 먹지 못하고 꼭 시들게 하고 만다. 할머니의 주름처럼 될 때까지 두었다 결국 먹지 못하는 사과로 만들기 때문이다. 붉은빛이 너무 예뻐 감히 먹을 수가 없다. 그 빛에 취해 만지는 것조차 흠집이 생길새라 두려워 보고 또 보고만 있는 것이다. 평생을 고결한 선비로 살다 가신 퇴계가 즐겨 읊은 매한불매향梅寒不賣香이란 싯귀가 있다. 홍난파 선생의 봉선화를 흥얼거리고 있노라면, 어느덧 옆에서 함께 따라 부르고 있는 이. 그러다 소월의 초혼을 낭독하는 이. 빵집에서 산 단팥빵을 한입 깨물며 “아 맛있다”며 두꺼운 안경테 너머로 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이. 오십을 넘겨 만난 칠십이 넘은 그 이. 지난 세월 속에 아픔이 왜 없었을까 만은, 또한 흉은 왜 없었을까 만은. 요즘 그이가 내게 보여주는 붉은 빛은 너무나 예쁘다. 그이가 풍겨내는 향은 퇴계의 향이다. 세속에 찌든 내가 그 빛과 향을 만지면 흠집이 생길까 겁이나, 보고 또 보고만 있다. 그이의 빛과 향에 취해 때론 어지럽기 조차하다.
그림을 그리는 그이의 집에 손때 묻은 시집들과 많은 문학서, 그리고 어색하지 않은 고가구가 그득하다. 그래서 그이의 그림에 향이 풍겨 났었구나. 그이의 집 거실은 온통 묵향에 젖어있다. 그이의 집 작은방과 그이의 파주 작업실은 수백, 수천, 수만의 꽃빛들로 물들어 있다. 그이가 요즘 살고 있는 모습이다. 뜬금없이 전화가 온다. “뭐해?” 참으로 당황스러운 질문이다. 우물쭈물하다 보면 “수고해요” 전화는 끊어지고 그이가 전화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혼돈이 온다. 그래서 확인 차 전화를 걸면 받지 않는다. 어떤 날 그이가 친 매화와 국화를 보고 있노라면 옆에서 “어허 참 담백하네” 한다. 내가 돌아보면 영낙없이 딴전이다. 그런 이가 요즘 화폭에다 꽃을 키우고 있다. 욕심도 많게 수백, 수천, 수만의 꽃을 키우고 있다. “영감은 꽃을 왜 키우는 거요” 하였더니 “그냥 먹이 싫증나서”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이가 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이가 이 땅에서 보여준 오묘한 먹의 변화들을. 그이의 먹은 울창한 숲속의 나무가 되었다가, 외로운 섬들이 떠있는 바다가 되었다가, 산이 되고 달이 되어 온 산천을 뛰어다니다, 요술같이 변해 점이되고 기호가 되어 새로운 조형의 우주를 만든다. 세상의 참으로 많은 입들이 무어라하든 내게 그이의 꽃은 그이가 칠십이 넘어 가꾸는 새로운 우주이지 싶다. 세상의 참으로 많은 눈들이 무엇을 보든 난 그이가 키우는 파란, 빨강, 노랑 등 형형색색의 수많은 꽃들 바탕에 배여, 출렁거리고 있는 먹의 바다를 보고 있다. 먹의 바다를 지나온 사람만이 키울 수 있는 꽃들이, 그의 화폭에, 그이만의 독특한 꽃들로 자라나 있는 것이다. 그이의 먹이 키우고 있는 꽃들을 보고 있다. 그 꽃들의 빛과 향이 너무 예쁘고 황홀해 그냥 보고, 맡고 있을 뿐이다. 그이의 꽃들을 보고 있자면 “아 맛있다” 며 그이가 베여 물던 단팥빵의 맛처럼 “아 맛있다”.

-서문 남천의 꽃, 그 빛과 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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