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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6373799
· 쪽수 : 448쪽
책 소개
목차
1장 명 사신단을 제압하다
2장 심야의 왕과 대면하다
3장 정성진, 파직당하다
4장 한양 정국의 중심에 서다
5장 궁궐의 심처에서
6장 위국공 부마도위가 되어
7장 명 정벌을 준비하다
8장 능행길의 반란군
9장 원정길을 나서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무슨 무례인가? 우리는 명의 사신이다.”
역관이 또 그 말을 전했다. 하지만 정성진이 그 말을 받아쳤다.
“이것은 무슨 무례인가? 오라고 해서 왔더니 창을 들이대고 말을 타고 있다고 지랄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짓인가! 사신이라면서 군대를 이끌고 쥐새끼처럼 숨어 무엇을 도모하는가? 그것이 사신이 할 짓인가? 쓸데없는 군대를 숙소에 가득 배치해 놓고……. 그것이 대국大國의 예의禮儀인가? 무엇이 예禮고 무엇이 무례無禮인지 모르는가?”
급전이 조정으로 전해졌다.
한양으로 올라온 정성진이 병부에 들어가 신고한 다음, 곧바로 모화관으로 가서 명군과 붙었으며 혼자서 수백을 쓰러뜨리고 있다는 보고였다.
병부는 안절부절못했고, 이조는 절망했다. 왕은 그런 과정에서 정성진이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지만 불가능한 희망처럼 보였다. 감히 대국의 사신단에게 칼을 들이대다니…….
“그는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선처럼 이리저리 오가며 수백을 요절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명의 사신단이 다 죽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최초의 보고였다. 사람을 급파하여 이후의 소식을 물었지만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소식은 동일했다. 무신武神이 탄생했으며, 누구도 그를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조와 예조 그리고 각 아문의 관리들이 부리나케 모화관으로 달려갔다.
“저는 직접 그와 검을 마주했습니다. 마주하는 순간, 불가항력을 느꼈습니다. 그의 검이 공격하려던 제 창을 밀어내더군요. 부드럽게 옆으로 밀어내면 제 가슴을 쳐낼 수도 있었을 텐데 팔을 길게 그었습니다. 그대로 가슴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피는 많이 났지만 그것으로 그의 의도가 죽이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얘기는 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명은 이제 수성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선이 우리의 배후에서 공격하거나 공격용 무기를 만들거나 하지 않는 것으로 우리는 만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진을 통해 조선을 견제하려는 이이제이 책을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산해관이 아니라 북경까지도 올 수 있는 사람입니다. 태원까지 왔다 간 것은 그럴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일종의 위협이지요. 우리가 온 목적이 조선의 위험을 제거하고자 함이었고, 그것은 수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솔직하게 전달해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