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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교육 에세이
· ISBN : 978895639155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09-03-03
목차
1장_부모는 복잡한 춤을 추어야 한다
부모는 복잡한 춤을 추어야 한다 / 자식은 뜻으로 키워라/ 의리를 아는 인간으로 키워라/ 아이에게는 도구가 필요하다 / 아이에게 지적인 자극을 주어라 / 사는 게 이런 것인가
2장_아이들은 부모가 보지 않는 사이에도 자란다
허클베리 핀에서 도올까지 / 아이들은 믿는 만큼 보답한다 / 공부에는 때가 없다/ 아이들은 부모가 보지 않는 사이에도 자란다 / 자식은 손님이다 / 하루 종일 게임만 해라 / 스스로 컨트롤할 기회를 주어라
3장_아이와 한 편이 되어주어라
아이가 나를 키웠다/ 공부 잘한다고 떠받들지 마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가끔은 딴짓을 하도록 내버려둬라/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아이에게 세상을 보여주어라/ 문이 없는 울타리는 감옥이다
4장_커다란 질문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라/ 잔소리 안하기 게임/ 숨겨진 아이들의 세계/ 자식을 친구로 받아들여라/ 아주 특별한 여름방학/ 나 이제 크기로 했어요
5장_넓은 세상으로 보내라
때로는 회초리 교육도 중요하다/ 못해도 끝까지 한다/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길러라/ 넓은 세상으로 보내라/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 자식과 부모는 기나긴 여행의 동반자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이 삶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다보면 마음의 여유를 잃게 마련이다. 세상은 점점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다간 낙오되기 십상이다. 남들은 모두 고속도로를 질주하는데, 나만 엉거주춤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초조하다. 이것이 어른들의 세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런 상황에 전혀 관심이 없다. 아이들의 삶의 속도는 어른들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논스톱으로 목적지에 도착해야 직성이 풀리는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여기저기 가게를 기웃거리고, 오락기 앞에도 한 5분 앉아 있다가 아는 집 강아지한테 인사도 하고, 처음 보는 돌멩이도 발로 한 번 차본다. 그렇게 온갖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빈둥거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자기를 둘러싼 세상을 알고자 하는 학습인 것이다.
_부모는 복잡한 춤을 추어야 한다
자식이 성공하기를,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아이가 훌륭한 사람, 큰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것이 이미 욕심이기 때문이다. 그저 평범하고 소박하게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지금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영이가 박사학위를 딴다 해도 이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공부에도 다 때가 있으니 학생 때는 그저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내 경우에는 그런 통념이 맞지 않았다. 나 역시 청소년기에는 공부보다 노는 것이 좋았다. 성적에 모든 것을 걸고 죽도록 공부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인생을 알차고 재미있게 살고 있다. 그리고 남편이 교환교수로 가 있던 지난 2년 동안 캐나다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비록 나이 들어서 시작한 공부였지만 내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공부 자체가 재미있었다.
_공부에는 때가 없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곧은 나무, 멋진 나무는 일찌감치 잘려나가거나 팔려나가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굽은 나무만 홀로 남아 선산을 굽어보고 있다는 뜻이다. 못난 사람, 모자란 사람이 고향에 남아 자기 부모 모시면서 소박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이 그런 말씀을 하신다. 결국 잘난 사람, 재주 많은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못난 사람이 해내는 격이니, 못난 사람은 못난 사람이 아니고 잘난 사람은 잘난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내 자식이 잘난 사람의 재주와 못난 사람의 덕을 모두 갖추기를 바라지만, 그 역시 욕심인지 모르겠다.
_공부 잘한다고 떠받들지 마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엄마의 생각을 말하고 강요하기 전에 아이의 말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은 나도 알고 있었지만 내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존중하는 건 쉽지 않았다. 아직은 어린아이이고, 나는 언제나 바쁜 엄마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의 조바심이 그것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나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겨우 혁이가 무슨 말을 할 때 아이의 눈을 마주 바라보고 찬찬히 들어주는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 생각과 아이 생각의 틈을 좁히는 지름길이 되기를 바라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부모가 언제 어떻게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그 순간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웠다. 아니, 부모가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만약 우리 아이가 민사고에 가지 않고 기숙사 생활을 하지도 않았다면 나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끊임없이 걱정을 하고 잔소리를 했을 것이다. 일요일에 늦잠 자는 것도 걱정, 컴퓨터로 밤늦게까지 영화를 보는 것도 걱정, 게임을 너무 오래 하는 건 아닌지 그것도 걱정……. 하지만 기숙사에 보내니까 아이에게 그런 잔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_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