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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657882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5-09-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변
제1부 숲속에 들어
숲속에 들어
잡풀을 뽑으며 2
노점상
가난한 마음의 기도
못
하심下心
십팔공十八公
오십보백보다
귀동 어르신
흙
다시 길을 찾다
낮달
설산雪山
저물녘의 비애
풀 뽑는 노인장
연동사 백구
진언
공空은 생生이다 2
감사한 도선생께
들꽃
제2부 봄의 길처에서
봄의 길처에서
탐매
꽃불
해토비解土雨
꽃과 이별
하늘 맑은 봄날
진대나무 붓다
경삿날
겨울바람
꽃잎
나목裸木
알밤
덤불 속 호박덩이
이웃사촌
새봄을 위하여
자작골의 새날
민들레꽃 4
계절 속 독백
가을을 두고 간 여자
꿈결의 시詩
제3부 꽃애기에게
꽃애기에게
머리통 그림자
고향의 가을
그림자
아내에게
동네 경사가 났다!
고향에 띄운 편지
큰애에게 보내는 메일
아픈 그 겨울날
흰죽
상골 당산할아범
내림
어머니 산
물통골 약수터
부춘정에서
한봉 명가名家
용면골 노래
그리움 3
참꽃 피었어요!
땀의 여백
제4부 태왕봉 일기
태왕봉 일기 1
태왕봉 일기 2
태왕봉 일기 3
태왕봉 일기 8
그림자 찾는 노인장
추억의 도양읍 정리
고묘
망각
나눔의 행복
비방祕方
산사山寺에서
산촌의 여름밤
겨울 편지
그날 밤의 총성
감언이설甘言利說
시인과 시
짝사랑
한 우물을 파다
째마리
방황의 호사
작품론
삶의 방식 모색과 생명성, 그리고 가족애 / 강경호
저자소개
책속에서
숲속에 들어
괜스레 내가 밉고 울화가 치밀어
마음을 어르며 비비한 세우 길 나선다
삼나무 편백나무 화엄을 이룬 극락
그 향기 자욱한 한재골 트레킹 코스 초입에다
무거운 발길 벗어놓고
나무랑 산이랑 꼼지락꼼지락 걷는다
이러히 내 길이 울퉁불퉁한 것은
나조차 보듬기에도 부족한 가슴에
꿀 발린 말을 경멸한 탓이리
하나 둘 주위와 격을 두고 먼전으로 돌다
어느덧 무인도 첩첩한 가시울타리 속에
꼼짝 못 하게 갇혀 버린 나
시 한 수를 긷기 위한 이 끈질긴 두레박질
채 끝나지 않은 형벌처럼 무겁기만 하다
울울창창한 숲속의 일행이 된다
스스로 만든 그늘을 깨친 갈맷빛 욕망
야금야금 하늘길 열어가는 나무들의 나랫짓
어디 한 점 게으름도, 서두름도 없다.
잡풀을 뽑으며 2
뜨락 햇볕 이따금 들러가는 마당귀
기세 어울린 떨기나무 사이 낯선 얼굴 하나,
몸피 또렷하고 훌쩍한 줄기에
채 여물리지 못한 열매 몇 낱 여운 애틋한
대번에 쑤욱 뽑아내려 하자
지지직... 왜, 나예요!
들입다 내지르는 절규
손끝 억척에 자존의 고갱이 버리고
그만, 쏘옥 나신을 드러내는 애초
아무 눈에도 안 띄는 땅속 첫길을 내며
얼마나 많은 일월을 손발이 부르트고
온이 땀바가지 되어 가쁜 숨 몰아쉬었으면
이리도 야무지게 목줄 대고 있을까
오늘도, 감나무 밑에 두고 온 삿갓 미사리
언뜻언뜻 떠오르는 어스름 강변
어디서 돌멩이라도 하나 날아들 것 같아
얼른 그림자를 감춘다.
노점상
모처럼 만난 손님 이라
분위기 찾아 메뉴 골라 알려진 맛집에 가서
면을 다해 점심 대접하고 오는 길목
일찍이 혈육 하나에 청상이 된 할머니
오늘도 올빼미 눈 같은 감시 카메라 피해
정류소 옆 길바닥에 좌판을 펼친다
금방 기어나갈 듯한 푸성귀 몇 가지
검은 비닐봉지 채 벌려 놓고
멎는 발걸음 기다리는 눈길 짠하다
한 중년 미부 주섬주섬 챙겨 들고는
겸연스레 내미는 배춧잎 한 장
나를 쏘아보며 자존을 접고 접더니
시린 허리춤에 따스운 정으로 파고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