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

절정
눈꽃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가릉빈가 우는 저녁
안개 속에서 눈을 뜨다
신성한 집
삿뽀로 공산당
미오의 나라
자유로운 여자들

제가 사랑이라고 말했던가요. 고백하지만, 저는 사랑이 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느꼈습니다. 앞은 절벽이고 뒤는 벼랑인 그런 절체절명의, 이 순간이 생애 마지막이어도 미련이 없을 것 같은 바로 그 순간의 합일, 그리하여 제도니 편견이니 하는 잣대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훌쩍 비껴서 있는 그런 완벽히 자유로운 상태에서의 합일. 만일 세상에 정말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런 순간에 찾아오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