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관한 너의 이야기

여자의 환호성은 그날 저녁에 일어날 일의 전조였을 수도 있다. 여자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생전 처음 가져보는 남자친구를 만났다. 쾅 마치 작은 새 한 마리를 삼킨 듯, 그 새가 여자의 몸 안에서 끊임없이 퍼덕이는 듯 여자의 심장은 막무가내로 뛰었다. 남자와 여자는 빗속에서 서로를 바라보았고, 북동부 출신인 서로를, 숨길 수 없는 동일성을 공유한 같은 종족인 서로를 알아보았다. 여자는 손으로 자기의 젖은 얼굴을 훔치며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단지 여자가 남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남자는 그 자리에서 여자의 구아바 잼이 되었다.
남자는...
남자는 여자에게 다가갔고 여자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단조로운 북동부 억양으로 말을 걸었다.
"저, 아가씨, 실례지만, 같이 걸으시겠어요?"
"네."
여자는 당황스러우면서도 남자가 마음을 바꿀까 봐 서둘러 대답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이름을 물어 봐도 될까요?"
"마카베아예요."
"마카... 뭐라고요?"
"베아요."
여자는 되풀이해서 말했다.
"와, 무슨 병 이름 같군요. 피부병 같은..." - 본문 80~8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