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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7079263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1-07-26
책 소개
목차
1. 도서관에서 만난 그 녀석 ◇ 7
2. 이룰 수 없다면 차라리 잊게 해 줘 ◇ 29
3. 갑자기 나타난 부원 ◇ 45
4. 짝사랑은 원래 고달픈 법이다 ◇ 54
5. 무엇도 되지 못한 이야기 1 ◇ 73
6. 무엇도 되지 못한 이야기 _ 2 ◇ 99
7. 네 고민이 내 고민 ◇ 120
8.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 144
9. 끝맺기 위한 고백 ◇ 168
10. 그와 그녀의 결말 ◇ 186
11. 아이, 그리고 화괴 ◇ 206
12. 너를 위한 일은 ◇ 232
13. 혜성에게 빌 소원 ◇ 258
14. 한여름 밤의 꿈 ◇ 280
에필로그. 고민 상담부에는 이야기를 먹는 괴물이 있다 ◇ 297
작가의 말 ◇ 303
추천의 글 ◇ 30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책을 갈기갈기 찢어 놓은 송곳니와 붉게 타오르는 눈. 그 괴물은 나를 보더니 흠칫 당황해하며 서서히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하얀 갈기가 먼지가 날리듯 사라지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붉은 눈동자와 송곳니 말고는 얼핏 사람처럼 보이는 형상이었다. 나는 이 얼굴을 알고 있었다. 임혜성. 그건 분명 임혜성이었다. 그는, 아니 그것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입에 물고 있던 책을 마저 삼키고 나서야 내가 알고 있던 임혜성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임혜성?”
“서별과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기억을 지우고 난 뒤 그가 자살 시도를 목격했다는 정보는 알려 주기로 했다. 사람들은 그와 서별의 관계는 몰라도, 그가 목격자라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혜성은 권다경을 불러 잠깐 자신의 눈을 보라고 말했다. 불꽃 같기도, 핏방울 같기도 한 붉은빛 눈 위로 순간 그의 이야기가 비쳐 보인 것 같았다. 이야기에는 형체가 없으니, 아마 그건 분명 나의 착각이겠지.
“당연히 기억의 또 다른 주인들이지. 이야기는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야. 물론 종종 예외도 있지만, 보통은 둘 이상의 사람이 만났을 때 만들어지는 게 이야기라고. 그런데 다른 등장인물은 신경 쓰지도 않고 한 명의 기억을 갑자기 지워 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그녀는 앞에 도미노 블록이라도 있다는 듯 허공에 손을 튕겼다. 계속 높아지던 목소리가 한순간 차갑게 가라앉았다. 마치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거야. 그리고 그건 돌이키지도 못해. 다시 세울 블록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