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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머문자리

햇살이 머문자리

전영란 (지은이)
  |  
한국문화사
2012-12-15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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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머문자리

책 정보

· 제목 : 햇살이 머문자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7264607
· 쪽수 : 151쪽

책 소개

전영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1부와 2부의 가족과 종교에 대한 시들은, 시인이 일상에서 느꼈던 소박한 행복과 슬픔이 스며있는 동시에 종교를 가진 자로서 인고의 자세로 신을 추구하는 세계가 드러나 있다.

목차

■ 서문
■ 서시

첫 번째 만남 : 영원한 동행

부르는 소리
날고 싶다
오점汚點
죄송합니다
고난은
갈멜산에서
밧모섬
시내산에서
지중해에서
낙화
마지막 축제
설거지를 하다가
수술을 앞두고
행복한 봉사
왜목항에 가던 날
난지섬
황산을 오르며
새해에는

두 번째 만남 : 소중한 이름들
옆지기
남편에게
결혼기념일
잊지 못할 고백
내 아이들을
딸아! 아들아!
지키소서 이스라엘 키부츠로 딸을 보내며
너를 보내고 어학연수를 보내고
독한 엄마
시차
너에게 가는 길
네가 태어나던 날
새 아가
축복하소서 성진이와 상희의 결혼에 부쳐
아가야! 첫 손녀가 태어나던 날
애 원
자궁 밖 세상 둘째 손녀가 태어나던 날
까 꿍
제초제 때문에
조기구이
하늘바라기 한경직 못사님 영전에
특별한 만남 김만중 목사님 고희에
믿음이 어머니 이신정 전도사님 팔순에
아버님 영전에

세 번째 만남 : 기다림의 문턱

아이
고향
춤추는 아이
바다와 소녀
첫사랑
달 속에는
슴픔이 내게 말을 걸던 날
가치價値

시가 어렵다
나에게 하는 말
무죄
백운호수에서
무너진 성
마중물
동문 잔칫날
동문 산행
가을비

네 번째 만남 : 하늘, 땅, 바다

곡선
겨울배추
몽돌해변
뻥튀기

향수의 시원
어울림
자목련
코스모스
대청봉을 오르다
소문
안양천
여행
장족藏族
정지용 생가를 다녀오다
질주 산악바이크
함께
허세虛勢
인생 아나통 프랑스의 <타이스>를 읽고
송년送年

■ 에필로그

저자소개

전영란 (지은이)    정보 더보기
. 1955년 전남 해남 출생 . 2011년 창조문학 시부문 등단 . 2012년 방송대 국문과 졸업 . 제15회 들소리 문학상 . 2016년 광명시 문화예술 창작기금 수혜 . 제14회, 15회 동서맥심 문학상 . 제9회 이동주 문학상 . 제7회 청향 문학상 . 국제 펜 한국 본부 회원 . 한국문인협회, 광명문인협회, 해남문인협회 회원 . 창조문학가협회 운영이사, 한국기독교문학선교회 운영위원 . 시집 : 「바람소리」외 2권 . 수필집 : 「사랑을 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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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문]
햇살이 머문 자리, 물비늘로 남은 체온 하나
김 진 수(한국문화사 대표)

늦가을의 입구에서, 전영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원고를 받아들었다. 거리마다 나무들이 잎을 떨구고 계절을 이겨낸 늙은 몸이 가벼워질 때에, 옛 친구의 시를 읽는 기분은 따뜻하고 애잔하다.
전시인의 시를 읽으며 우리가 아직 어린아이이던 그때에, 웃음이 따뜻하던 소녀를 떠올린다. 그 얼굴은 햇살이 머문 자리처럼 따스한 여운을 남긴다. 시인의 시편에 소녀와 여인의 세월이 교차하며 한 사람의 생애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은, 우리가 성인이 되어 단절됐던 시간을 이어주기에 충분했다.
1부와 2부의 가족과 종교에 대한 시들은, 시인이 일상에서 느꼈던 소박한 행복과 슬픔이 스며있는 동시에 종교를 가진 자로서 인고의 자세로 신을 추구하는 세계가 드러나 있다. 질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여인과 생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영적 세계를 갈구하는 구도자의 시선이 한층 깊고 넓다. 이 두 세계는 대립하지 않고, 시인의 삶 속에 자연스레 공존하고 있다.
기나긴 세월, 무엇이 그녀를 시로 이끌었을까. 그녀가 시로 향하는 길은 따뜻한 미소를 지닌 그 소녀의 세계를 회복하는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시를 향한 열정이 오히려 아픔이 될까봐 가슴 다독이며 핏빛 십자가를 따라가는 새벽길’을 무수히 걸었을 것이다. ‘갈매기처럼 무심히 소녀 뒤를 쫓다가 하얗게 글썽이는’ 그녀에게 시는 삶과 상처를 살아내고 자신으로 돌아가기 위한, 신을 향한 길은 아니었을까.

철야로 예불 드리던/ 구도자의 목탁 소리가 풍경 속으로 스며들고 / 슬프도록 고요한 적막 속에/ 홀로 귀 세운 짐승 되어 / 깊어가는 가을 소리를 듣는다. - 대청봉을 오르다 中

전시인의 시는 깊고 청아하다. 깊은 산 속에 내린 어둠에 귀를 기울이는 산짐승의 눈처럼. 우리가 각자 고향을 떠나 살아온 기나긴 시간 동안, 시인의 바래지 않은 순수와 서정의 세계를 만나는 일은 나를 기쁘게 한다. ‘다만 나도 너처럼 물비늘로 간직한 소박한 체온 하나 가지고 싶었다’고 전하고 싶다.

시인이 시인일 수 있는 건, ‘길 끝에 너를 세워놓고 돌돌 말아 감춘 사랑, 늑골 깊은 곳에 감추는’ 일일 것이다. 전시인의 이번 시편에 드러난 가족에 대한 사랑, 씨줄과 날줄로 엮인 무수한 인연에 대한 사랑, 신의 길에 동행하는 이들과 하나님에 대한 사랑까지, 자신을 비우고 타인을 염려하는 일, 범박한 삶 속에 내재된 사랑을 일깨우며 ‘소박한 체온’ 하나 간직하는 일일 것이다.

내 입이 자꾸만 벌어진다. / 바람 불지 않아도 흔들리는 목/ 기다리고 기다렸던 오늘/ 기린 목이 되어/ 골다공증이 되었지만/ 실실 새는 웃음을/참을 수 없다/아무리 참아도/ 자꾸만 뻥뻥 터진다. - 코스모스 中

고향마을 우리 앞집에 살던 그 소녀의 웃음이 선연하다. 내 기억에 그 소녀는 언제나 누군가를, 혹은 어떤 것을 기다렸던 것만 같다. 바람을, 가을을, 코스모스를. 목이 길어지고 골다공증 찾아오는 부식되는 세월에도 그 소녀, 여전히 실실 새는 웃음 참을 수 없어, 코스모스같이 가벼운 웃음 터뜨린다. 세월을 비워낸 시인의 웃음이 늦가을 어귀에 찾아든 겨울바람처럼 상쾌하다. 시의 길에 잠을 뒤채던 걸음이 멈추지 않기를. 전영란시인의 시세계가 더욱 맑고 깊어지기를 기원한다.


첫 번째 만남 : 영원한 동행

부르는 소리/날고 싶다/오점汚點/죄송합니다/고난은/갈멜산에서/밧모섬/시내산에서/지중해에서/낙화/마지막 축제/설거지를 하다가/수술을 앞두고/행복한 봉사/왜목항에 가던 날/난지섬/황산을 오르며/새해에는/

부르는 소리
어둠 속
바다를 떠나온 게처럼
슬픔도 절정일 때
비에 젖은 바람 소리로
당신이 부르는 소리 들었습니다.
막혔던 가슴,
귀가 열리고
밤새 뒤척이던 바다 소리가
잃어버렸던 기억들을 깨울 때
오랜 기다림 끝에 터진
짤막한 탄성 하나가
남은 생의 문고리를 흔들었습니다.
안으로만 삭히며
가슴에 아로새겼던 이름이
야윈 얼굴을 비추는
고운 눈빛의 당신임을 알았습니다.
낯설음으로 피멍울진 가지마다
당신의 음성,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숨을 곳은 없었습니다.
날고 싶다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
하늘 길에 올랐다.
김포를 이륙한 비행기는
대전과 금강의 물줄기를 보여주며
남하한다.
기장의 안내방송이
끝나자마자
착륙을 알리는 승무원
옆 사람과 인사도 나누기 전
활주로가 보인다.
바람 숭숭 난 가슴
어깻죽지에 날개가 달리면
먼 우주 끝까지 갈 수가 있을 텐데
구름벌판을 지나고
바람 왕국을 넘어
또렷한 길이 없어도
날아서
날아서
당신이 있는 곳까지
남은 생이 다하도록 날고 싶다.
오점汚點
바람 그치고 사나운 밤이
물러간 신 새벽
하얀 설화가 만발한
발자국 하나 없는 눈 덮인 길

부끄러운 내 발자국
지나온 세상 한 모퉁이
어떤 흔적으로 남았을까
왔던 길을 뒤돌아본다.

시를 향한 열정이
오히려 아픔이 될까 봐
콩닥 거리는 가슴 다독이며
핏빛 십자가를 따라가는
새벽길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뜨거운 가슴
벌거벗음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당신께 묻는다.
죄송합니다
또렷한 길이 보이지 않는 세상에
성숙하지 못한 자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신께 매달려 떼만 썼습니다.

길이 길로 이어져 있는
수많은 길 중에서
어느 길로 가야
당신께 도달할 수 있을지

한번 주어진 생애
외면하지 않으리라
수없는 다짐을 했지만
지나온 세월 되돌아보니
저만치 울고 서 있는 내 모습

생각보다 말이 앞서는
어리석음 앞에
거센 바람처럼 따라오는 죄책감
고개 들지 못합니다.

인내의 눈금을 바로 세우지 못한
어눌한 기억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되어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고난은
내 삶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살 에이는 아픔
얼었다 녹았다
반복되는 질곡 속에서
제 맛을 내는 북어처럼
모진 세월 암연의 나락
알몸으로 견디다 보면
정금같이 그 이름이 빛나리니
불평의 입술은 숯불로 지지고
기다림의 문턱에서
낮아짐을 배우자
수박 속처럼 붉게 웃는 날
닫혀 있던 하늘이 분명 열리리라.

갈멜산에서
이세벨이 가져온 바알신의 본거지
엘리야는 당당히 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는 싸움
850:1이라니 가당치도 않다

천지의 주재자 하나님과
바알 신의 전쟁
무기는 단 하나, 하나님에 대한 신뢰
850명 이방신의 선지자
스스로 자해를 하며 울부짖어도
도망 갈 곳이 없었다.

해발 482m 불의 제단
까르멜파 가톨릭 수도원에
각국에서 몰려온 순례객들
주 뜻대로 죽는 법을
엘리야처럼 하늘에 묻고 있다.


밧모섬
기원전 3천 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척박한 땅
악명 높은 천연의 유형지
로마 황제의 박해로 끌려온
사랑의 사도 요한
제자들과 함께 걸으며 말씀을 설파하던 곳
중범자들의 애환이 서린
스카라 항구*엔
수없이 부딪혀 깨진 파도가 만든
쪽빛 바다 위로
화려한 유람선들 모여들고 있다.
요한계시록을 받아 적은 동굴엔
큰 음성으로 갈라진 천장
돌같이 단단한 요한의 이마가
아이콘** 속에서 반짝거리고
해적들의 출몰을 막기 위한 요새
사도요한 기념 수도원엔
빛바랜 프레스코화***
세속의 오염된 냄새를 풍기며 뽐내고 있다.

온 세상이 다 하얗다.
집도, 담도, 벽도, 도로도
어둡고 무거운 역사를 감추려는 듯
표백된 사유만이 빛을 반사하고 있다.

*스카라 항구 : 밧모섬의 하나뿐인 항구
**아이콘 : 그림을 뜻하는 그리스어
***프레스코화 : 회반죽 벽이 마르기 전에 천연 염료로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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