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정책의 기초

감사의 글
차례

01 도입
이 책의 구성
각 장의 개요

02 기본 원칙과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
커뮤니케이션 규제의 독특한 특성
정책 원칙과 정책 분석
결론

03 수정조항 제1조(표현의 자유)
수정조항 제1조의 기능
수정조항 제1조에 대한 개인적 접근 대 집단적 접근
수정조항 제1조와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

04 공익
공익 개념의 기원
공익 개념의 수준
결론

05 사상의 시장
사상의 시장 은유의 기원
FCC의 의사 결정에 사용된 사상의 시장 은유
결론

06 다양성
사상의 시장과 다양성
다양성의 차원들
결론

07 경쟁
전자 미디어 시장 내의 경쟁 평가를 위한 시장 정의
미디어 시장의 경쟁 평가
결론

08 보편적 서비스
보편적 서비스 원칙의 세 가지 구성요소
결론

09 지역성
지역성의 논거
지역성 원칙의 실제
뉴 미디어 환경에서의 지역성 재개념화
결론

10 원칙과 과정의 연결: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 과정의 역학관계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 과정: 주인－대리인 관점
과정과 정책의 통합

11 FCC와 커뮤니케이션 정책 분석의 한계
'민간 영역' 이해관계자의 감시와 FCC의 의사 결정: 지상파 방송 정책 수립에 대한 사례연구
FCC의 분석 능력
결론

12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에 대한 확대된 분석적 접근
커뮤니케이션 정책 이슈에 대한 확대된 분석적 접근
기관 조정


역자 해제
참고문헌
찾아보기
용어
인명
사건
법률

현대는 기술 혁신의 시대이자 디지털 융합시대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일어날 때마다 커뮤니케이션 규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인터넷, 직접방송위성DBS 및 디지털 텔레비전과 같은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규제 과제를 만들어내고 기존의 규제 모델에 부담을 준다. 기술적 진보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산업 간의 경계와 각 산업에 적용되던 각기 다른 규제 체계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 간의 구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기술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전자 미디어’, 즉 텔레비전, 라디오, 케이블, 위성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전자 매스 미디어와 관련된 법과 규정의 근간이 되는 ‘기본 원칙들’(미 헌법 수정조항 1조의 표현의 자유, 공익, 사상의 시장, 다양성, 경쟁, 보편적 서비스 및 지역성)과 이러한 원칙들을 정책 수립 및 분석에 적용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혼란, 부정확성, 비일관성을 다룬다. 이러한 ‘기본 원칙들’은 그것이 구체적으로 지상파 정책이든 케이블 정책이든 전화 정책이든 아니면 인터넷 정책이든, 표면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 이 원칙들은 정책 수립자들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규범적인 목표들이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도전에 직면한 정책 수립자들에게 복잡한 규제 장치들이 마련될 수 있게 하는 지적知的 기반을 제공해왔으며, 오랫동안 분석의 이정표 역할을 해왔다. 또한 기술 혁신과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시대에 뒤진 규제 모델이 폐기됨에 따라, 이러한 원칙들은 새롭게 수립해야 할 규제 접근방식의 지적, 규범적 기초를 제공한다.

아울러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 과정을 정책 수립 이해관계자 간의 역동적인 과정으로 보고, 정책 수립 과정의 역동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정책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한 이러한 원칙들이 개념화되고 적용되는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책 수립 과정의 어떤 특성들은 그러한 기본 원칙들이 왜 쉽게 변하고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정책 결정 및 분석 도구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기본 원칙의 효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책 수립 과정의 역동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종합하자면, 그러한 원칙들과 과정은 새로운 규제 접근방식을 고안하고 기존의 규제 방식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토대가 된다.

저명한 미디어 경제학자이자 ≪비디오 경제학≫Video Economics의 저자인 와일드먼Wildman 교수는 이 책이 “매우 종합적이고 커뮤니케이션 정책 분석 분야에서 정말 보기 드물 정도로 대단한 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에서 가장 핵심적인 일련의 가치들을 제시하고 그들 각각에 대한 논의들을 통찰력 있게 살펴보고 있으며, 그들 간의 관계와 균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에 정책 목표만을 따로 떼어내어 다룸으로써 서로 엇갈린 목표를 지향하는 정책 수립을 초래했던 전통적인 접근방법과는 다른 참신한 변화라 하겠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문과 지상파 방송의 겸영(교차소유) 허용 여부와 대기업의 보도 및 종합편성 채널 진입 허용 여부를 두고 여당과 야당 그리고 보수적인 견해와 진보적인 견해를 지닌 사람들 간의 의견 충돌이 첨예하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IPTV와 기존의 다채널 서비스 공급자인 케이블 텔레비전 사업자 간의 콘텐트 동등접근을 둘러싼 신경전 또한 대단하다. 전자의 논쟁은 신문과 지상파라는 올드 미디어 간의 교차소유와 대기업의 뉴스시장 진입에 따른 뉴스의 다양성diversity 훼손에 대한 양 진영의 입장이 너무 다른 데서 생겨난 문제이며, 후자의 논쟁 또한 기존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트를 새로운 사업자이자 거대 경쟁자인 IPTV 사업자에게 공급하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행위가 공정 경쟁을 위반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시각차가 현저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다양성과 경쟁이라는 가치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이 책의 저자인 나폴 리가 이 책을 쓴 근본적인 동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커뮤니케이션 정책에 대한 논의는 이러한 정책 수립의 기본적인 동기가 되는 핵심 가치에 대한 논의는 종종 실종되고, 정치적인 목적이나 이념적인 대결로 치달아 본래의 목적은 상실되고 정치적인 타협을 통해 해결되거나 다수 여당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본 연구자는 이 책의 번역을 통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의 기본 철학과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 가치가 과연 우리나라에 존재해왔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고, 만약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궁색하다면 이제라도 우리가 왜 무엇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정책을 수립하는지에 대한 기본에 충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싶다. 이것이 본 연구자가 이 책을 번역하려는 기본 동기이고, 이 책의 번역을 통해 이러한 기본에 충실한 논의에 불을 지피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번역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기술이 융합되면서 기존의 규제 모델의 타당성이 약화되거나 폐기되어야 할 상황에 직면하면서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새롭게 등장할 규제 모델의 근간이 될 기본 원칙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 책은 미디어 간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신문－방송 겸영, 대기업의 보도 및 종합편성 채널 진입 그리고 IPTV－케이블 간의 콘텐트 동등접근 이슈뿐만 아니라 케이블이 지상파 시그널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콘텐트 사용료 지급 문제와 같은 앞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현실적인 정책 이슈에 대한 이론적인 토대를 제공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과 정책 수립의 기본 원칙이 되는 가치에 대한 한국적 상황에서의 학술적 담론을 제공하는 최초의 한국어 번역서가 될 것이다.

즉, 이 책은 과거는 물론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정책의 근간이 될 기본 원칙을 제시하고, 이들이 제대로 정의되고 해석되었는지 그리고 분석과정에서 제대로 분석되었는지 살펴보고 있을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의 역할을 주인－대리인 이론에 맞춰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정책 수립자, 정책 분석가, 학자 그리고 학생들이 커뮤니케이션 정책의 지적 기반과 제도적 기반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모호성을 더 잘 보여주는 분석적인 관점에서 개별 정책 이슈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럼으로써 이러한 기초가 더욱 튼튼해지고 또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정책 이슈와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기초의 효용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학문적인 정책 분석에 참고할 이론서일 뿐만 아니라 미디어 실무자들이 정책 수립이나 분석시 옆에 두고 보아야 할 정책 지침서이기도 하다. 나아가 학부생과 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재로 활용됨으로써 향후 미디어 정책 분석관을 길러 내거나 미래의 미디어 법/정책을 전공하는 후학을 길러내는 데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적이 될 것이다. - 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