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사랑

작가의 말

가벼워서 무거운 몸
욕망의 삼각추
존재하려는 경향에 대하여
노출하려는 경향에 대하여

그러나 내 마음 한구석에는, 지금 노래비를 떠남으로써 그 여자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은근히 과시하고 싶은 묘한 심리가 자리 잡고 있기도 하였다. 나는 여자들에게 관심이 쏠릴수록 행동은 정반대로 해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지하철에 참으로 매력적인 여자가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경우, 나는 전혀 엉뚱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가 목적지에 닿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하철 문을 나와버리는 것이었다. 마치 자신의 매력을 자랑하고 있는 여자에게 무안이라도 주려는 것처럼. 하지만 그런 여자를 차지할 수 없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심술을 부린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 본문 10~1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