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춤

제1부
13＿씨앗
14＿막춤
15＿간단한 일
16＿태백산 주목朱木
17＿냉이부조
18＿천한 밤
20＿편지 두 통
21＿하지감자
22＿도마동 길
24＿무작정
26＿박하향 친절
27＿봄동
28＿촌만두집 동백
30＿고등어
31＿두근두근 화끈화끈
32＿국수 먹는 생각을 하다
33＿들깨 아침
34＿봄이 오는 길목

제2부
37＿짐꾼
38＿걸작傑作
40＿양파 한 자루
42＿설문답設問答
44＿쎈놈
46＿좀 가유
47＿비오는 날
48＿넝쿨 속 편지
50＿노숙자
51＿결혼식 사진
52＿호박손 악수
53＿크레인 85호
54＿누이의 안경
55＿낙석
56＿바코드
57＿할머니 이름
58＿청동거울은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60＿대투쟁
62＿참샘

제3부
65＿늙은 호박
66＿감 두 개
68＿육교서점
69＿남주석유
70＿일림산 철쭉 꽃말
72＿솔개전傳
74＿산중고수山中高手
75＿손맛
76＿소나무 구석
78＿원조 묵집
80＿우수雨水
81＿신중한 하루
82＿위대한 밥상
84＿지칭개 청첩
85＿호환虎患
86＿그 양반의 용기
88＿덕유회인德裕懷人

■ 해설
권덕하｜삶의 시, 시의 삶＿91

간판 유난히 밝은 순대집 앞
쓰러질 듯 무너질 듯
얼굴 형상조차 없는 허풍선이
뻑시게 춤을 춘다
제 한 몸 일으켜 세우는 줏대라고는 바람
그래, 바람이라도 맹렬하게 품다보면
얼핏 설핏 장단이 되고
머리 흔들고 팔다리 꼬는 춤이 되지
눈길 발길 붙잡는 것이지
무겁고 딱딱한, 날 서고 뾰족한 것
겨눌수록 끌어안고 찌를수록 감싸는
모순矛盾이라는 무기로
일장 한판 벌이는 모습
아무것도 쥔 것 없이 허공에 대고
흐드러지게 흔들다 힘들어 내쉬는 숨조차
휘이 휘이 노래가 되는
오호라, 혼신을 다해 막 춰대다
솟구쳐 오르는 저 힘,
막다른 길이 새로운 길 되는
- '막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