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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7512487
· 쪽수 : 352쪽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발 다시 시작해! 당신은 혼자가 아니잖아? 당신 옆에 있는 나를 좀 봐달란 말이야!"
애원 섞인 고함이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외면해 버릴 뿐이었다. 그리고 무거운 침묵이 찾아들었다. 긴장으로 팽팽하게 다가오는 숨 막히는 정적이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아둔 것 같았다.
"언제까지... 넌 언제까지 날 바라볼 건데?"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중얼거리듯 흘러나온 그녀의 말은 자기 자신에게 쏟아내는 혼잣말처럼 고요하게 들려왔다.
"너도 떠날 거잖아. 어차피 나한테 질려버리면 뒤도 안 보고 가버릴 거면서 대체 왜 날 이렇게 귀찮게 하는데!"
"...사랑...하니까. 널 사랑하니까!"
작은 중얼거림처럼 흘러나왔던 대답이 커다란 외침으로 바뀌었다. 복받치듯 터져 나온 지웅의 고백에 가영의 얼굴에서 일순 핏기가 사라져 갔다. 하지만, 곧 냉정을 되찾은 듯 그녀가 도도한 눈빛으로 비웃음을 그리기 시작했다.
"후훗, 사랑이라... 재미있네. 나 같은 여잘 사랑해 주는 사람도 있다니. 어차피 내가 어떤 여잔지 알면 결국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버릴 거면서 말 한번 거창해서 좋다?"
빈정거리는 말투로 지웅을 돌아보는 그녀의 시선은 차가웠다.
"또 그 아집에 찬 소리야? 네가 어떤 여잔데! 어디서 도둑질이라도 했던 여자야? 아니면 사기라도 친 범죄자냐고! 대체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후회하기 전에 가! 날 그냥 내버려 두고 가버리란 말이야!"
"후회? 무슨 후회! 어차피 선택도 내가 했어! 후회할 거였으면 벌써 떠났어. 이렇게 오랫동안 당신 등만 바라보지 않았을 거라고!"
"그러니까 가버려! 너한테로 돌아서지 않을 거니까. 난 변하지 않아!"
"왜? 무슨 이유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건데? 왜 그렇게 혼자 있으려고 하는 건데?"
격앙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지웅의 붉게 달아오른 얼굴과 가영의 핏기를 잃은 창백한 얼굴이 서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