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처럼

프롤로그

1. 나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2. 애인 있어요?
3. 나한텐 당신이 더 특별해
4. 당신, 하나도 안 쉬워
5. 우리 몰래 탈출합시다
6. 다시 사랑하면 되잖아요
7. 머리 말고 가슴으로 생각해요
8.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에요
9.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은
10. 나보다는 아닐걸요?
11. 결혼해요, 우리
12. 영화보다 당신이 먼저예요
13. 지금 집 앞이에요
14. 제일 좋은 사람

에필로그
1. 질투의 작대기
2.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3. 인터뷰 _ 톱스타 현준우의 일과 사랑
작가의 말

할 말이 있다면서요. 들을 말도 있다면서요. 그럼 얼른 일어나요. 슈퍼스타가 그렇게 누워 있는 게 어디 있어. 하나도 안 멋있잖아.
가슴 속을 휘젓는 말 대신 서경은 눈물을 쏟아냈다. 팀 닥터의 의아한 시선에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러시아 구급대원이 괜찮으냐고 물을 정도로 서경의 얼굴엔 핏기가 없었다.

9년 전과 달리 아무것도 없는 하얀 손가락이 준우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서 반짝이던 행복한 빛도 사라졌다. 세상이 온통 저를 위해 빛나는 것처럼 웃던 여자의 얼굴이 왜 그렇게 무감하게 변해 버렸을까. 그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까.
신기하게도 서경을 알아본 순간, 그녀를 처음 봤던 날보다는 약하지만 준우는 여전히 떨리는 심장을 느꼈다. 그리고 알고 싶어졌다.

“나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지금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기억한다고?
서경의 머릿속이 엉켜 들기 시작할 때, 준우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 말을 러시아어로 어떻게 하죠?”
“아…….”
그런 질문을 그렇게 진지하게 하다니.
뭔가 허탈하기도 하고 당했다는 기분도 드는 서경이었다.
“야 뽐뉴 바스(나는 당신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