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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유럽여행 > 유럽여행 에세이
· ISBN : 978895861093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09-05-12
책 소개
목차
자연에 겸손한 삶
작은 나라 스위스
스위스의 작은 칸톤, 아펜젤
독일 국경 너머 아펜젤로 향하다
아펜젤,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다
아펜젤의 축제 속으로
알프스의 시간은 지상과 다르다
소박한 알프스 사람들
예술을 사랑하는 알프스 산골 사람들
자연을 사랑하고 예술적 감성을 키우다
아펜젤 독일어만이 가지는 감성과 유머
역동적인 아펜젤
종교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요들소리에 귀 기울이다
알프스 산골에서 키우는 동물들
아펜젤의 치즈와 음식들
아펜젤의 전통은 축제를 타고 흐른다
자연과 함께 하다
아펜젤의 시간을 추억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펜젤 축제의 특징 중의 하나는 어린이들의 참여율이 높다는 것이다. 아펜젤의 상징인 곰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로 분장한 천진난만한 모습들이 환한 기쁨을 안겨준다. 어린이들을 위해서 별도행사를 마련하지 않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참여하여 즐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어린아이들을 앞세우며 어른들이 들러리 역할을 해준다.
어린이에 대한 아펜젤 어른들의 배려에는 감동적인 것들이 많다.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안전대책이다. 어느 골목길이든 찻길로 통하는 골목 출구에는 거쳐가야 할 차단장치가 3겹으로 되어 있다. ‘어린이 유괴방지용 시계’를 발명한 것도 바로 이 사람들이다. 아이들이 위험에 직면하면 120데시벨의 비상신호음을 냄으로써 유괴범의 기도를 즉시 좌절시킬 수 있다.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일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어린이들에게 지나치게 잘해주면 이기심과 의타심을 키우게 되리라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어린이교육은 그간 아이들을 한낱 어른들을 위한 수단과 방편으로써 다루어오지 않았는가 하는 반성에서 비롯하여,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기만을 요구하는 어른 위주의 가치관을 문제로 삼는다.
- p77~78
9세기 초 샤를마뉴 대제의 식탁에 오를 만큼 높은 명성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아펜젤 치즈는 다른 지방의 것에 비해 유난히 작다. 1282년도에 적힌 기록을 살펴봐도 그 무게가 6~8킬로그램을 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10세기 말 알라만 인과 레토로마 인들은 알프슈타인 주변에 정착하여 지역을 개간하고 사냥, 목축, 알프스 영농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 후 상 갈렌 수도사들이 들어와서 기독교를 전파하고, 1071년부터 아펜젤의 교구교회가 세워지고 점차 수도원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농지활용이 수월치 않았던 사람들은 농산품 대신 매년 그들에게 치즈를 세금으로 바쳤다. 이때부터 ‘대등가치가 있는 공물’은 어떤 연유인지 무게가 아니라 개수로 납품하기로 상 갈렌 수도원장과 약정하였고, 그리하여 아펜젤 농민들은 치즈를 되도록 작게, 여러 개로 만드는 꾀를 부리게 되었다.
- p157~158
약 5,000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는 상 갈렌 대학(HSG)은 1898년에 상과대학을 주축으로 창립되어 창조적인 마인드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600여 년이 넘는 대학들이 즐비한 유럽 내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입장이지만, 경영학, 경제학, 정치학, 국제관계학, 경영실무 법 분야를 옹위하고 있는 국제 MBA 및 박사학위(PhD) 프로그램은 이른바 정예주의로 치열한 경쟁대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베겔린 은행(1741년 설립)도 이곳에서 출발했다. 활발한 무역업무의 지상과제를 천명하기 위해서 화려한 건물 꼭대기에는 헤르메스 신상이 자리하고 있다. 더욱이 이곳의 유명한 사립학교 ‘로젠베르크 연구소’가 세계 각처에서 모여든 엘리트들을 수용하고, 세계 각 대학과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상 갈렌을 무역, 상업, 금융,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만드는 싱크탱크이다.
- p207
아펜젤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을 꼽자면 단연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다. 이곳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직접민주주의 현장이자 최고의 입법기관이며, 마을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엄숙한 이 역사의 광장은 14세기경부터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매년 4월 마지막 일요일 아펜젤의 마을광장 보리수 옆에 약 3,000명의 주민들이 모여 집회를 갖는데, 세계 도처에서 모여든 관광객들까지 합치면 작은 마을은 인파로 가득 넘친다.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손을 들어 표결을 하지만, 그 어떤 외부적 압력도 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로이 의견을 표현한다. 압도적인 다수일 때는 쉽게 가결을 선포하지만, 불명확할 상황이면 일일이 거수자의 수를 헤아린다. 현안문제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투표함에 투표를 한 사실은 없다.
- p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