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8793175
· 쪽수 : 151쪽
· 출판일 : 2018-04-25
목차
서문
1. 마음으로 보는 눈
꽃
자유
혼자 있을 때의 고독
어머니의 땅
단 한 번
흙이 되는 낙엽
닭의 울음소리
마음으로 보는 일 1
마음으로 보는 일 2
마음으로 보는 일 3
사랑 14
사랑 15
사랑 16
사랑 17
사랑 18
사랑 19
관계 7
명줄
立秋입추
간월도에서
천수만 석양
겨울나무 1
겨울나무 2
2. 느낌이 생각이 되는 이유
눈 내린 아침
4월에 내리는 눈
春分춘분
섬진강 꽃구경
봄비
가파도 일몰
가파도 일출
낙조 뒤에
새싹
아침에 핀 꽃
장맛비 속에서 1
장맛비 속에서 2
장맛비 속에서 3
저녁 노을을 보며
떠나는 일
헛 일
舍利사리
폭포 1
폭포 2
틈 2
틈 3
틈 4
새해 맞이
3. 살아 가는 일
화살
여행
탄핵
1476일만의 귀가
법
전원일치가 구차한 이유가 될 때
淸明청명
봄바람
남산을 바라보며
궁남지 연꽃
철판 깐 얼굴떠나는 일
대한미국
파리채
무더위 속에서
알 수 없는 일
아, 예산신문
대구탕을 먹으면서
2018년 1월 1일
4. 몽골 詩抄시초
몽골의 하늘 1
몽골의 하늘 2
별보기 1
별보기 2
초원에서 1
초원에서 2
게르에서 1
게르에서 2
흐미를 들으며
유목민 1
유목민 2
유목민 3
유목민 4
고비사막이 시작되는 곳
풀밭 산책
소나무
게르에서 한 밤을 자고
거북 바위
마두금
허르헉을 먹으며
옛 수도 하르호린에서
징키스 칸의 기마상
복트칸 궁전
간단사 (간등사원)
오워 1
오워 2
해설: 관조와 연륜, 노마디즘적 상상력 / 조명제
저자 소개
성기조 교수 발간 시집 목록
한국문학 세계화를 위한 중요 국제 활동 개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평설]
관조와 연륜, 노마디즘적 상상력
조 명 제 (시인, 文學博士, 문학평론가)
1
시 쓰는 일은 물질적 영역 밖에 존재하는 행위이다. 물질적 효용이나 교환가치와는 근본적으로 거리가 먼 시 쓰기는, 그 代價대가를 바랄 수 없는 無償性무상성의 슬픈 운명을 지니고 있다. 물질적 효용가치로 살아가는 현실원칙에서 볼 때, 시 쓰기는 실로 한심한 행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더러 상업주의를 등에 업고 미숙한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높은 시집 판매고를 자랑한다 해도, 그것은 몇몇 운 좋은 사람들의 얘기일 뿐,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며, 무엇보다도 그것은 문학의 본질적 영역과는 별개의 사건일 수밖에 없다. 시 쓰기는, 그것이 평생의 업이 된다 해도, 그 결과는 물질적 대가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평생을 詩業시업에 투신해 온 성기조 시인의 새 시집 <인상주의자의 옷>은 그런 점에서 여러 모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물질적 무상성의 그 작업을 시인은 60여 년을 쉼 없이 수행해 왔다. 80대 중반에 이르는 연륜에도 아랑곳없이 시 쓰기는 계속되어 온 것이다.
어렵다. 모두 어려운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감각기관을 통하여 전달되는 사물의 이치를 깊이 새기고 생각해 보는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이 일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확실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지기 때문에 항상 고달프다.
-저자의 '서문' 중에서
“사물의 이치를 깊이 새기고 생각해 보는 일”은 결코 가벼운 업무가 아니지만, 老노시인은 어렵다고 엄살 부리지 않고 그 일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한다. 한편 “어떻게 해야 확실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지기 때문에 항상 고달프다”라는 심회도 드러낸다. 어렵고 고달픈 일, 그 시 쓰기의 수행은 60여 星霜성상에 이른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는 일은 삶을 삶답게 하려는 것일 게다. 삶을 삶답게 하는 일은 물질적 영역의 속된 가치로는 감당될 수 없는 것이다. 근대 이후 문학은 써먹을 수 없는 것이 되었고, 그 써먹지 못하는 것을 써먹는 것이라는 시대적 상황 논리가 성립되어 있다.
화사한 얼굴로
단번에 태어났다
아름답다
이쁘고 단단한 힘
아름답게 보이려는 힘
오직 그것 하나만 바라
향기를 뿜고
내 눈 앞에 나타났구나
- '꽃' 전문
‘꽃’은 사물의 이치를 새기고 생각해 보는 일, 그리고 그것이 삶의 격조를 높이는 담론구조, 그리고 실존적 의의를 확인하는 상징적 기호로 읽힌다. 외면적 특성상 꽃의 개화는 단순하며 단아하다. 그것은 미적 순결과 무목적의 목적성이라는 표현적 어휘에 부합한다. 꽃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물이다.
꽃 자체는 연약해 보이지만, 결코 강요하는 법이 없이 그 순정한 미적 힘의 발산으로, 바라보는 자의 마음을 감동 감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러므로 꽃이 “내 눈앞에 태어났다”고 인식되는 순간, 꽃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의 마음을 충격하고 절대적 존재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아름답게 보이려는 힘, 그 “이쁘고 단단한 힘”, 그런 특성이 연약하고 순미한 꽃의 위대한 力能역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