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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9136162
· 쪽수 : 256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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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연의 이마 위로 빠르게 먹구름이 내려앉았다. 그녀가 호수처럼 맑고 투명한 눈으로 말없이 바라보자, 재하는 그 눈빛이 부담스러워 슬쩍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세상에는 두 가지 불행이 있대. 예기치 못한 불행과 예정된 불행.”
재하는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렸다. 아버지는 췌장암 선고를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숨을 거두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예기치 못한 불행이었을까, 예정된 불행이었을까?
“넌 지금 예정된 불행을 향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는 거야.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너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 같니? 반전이 없다면 너의 미래는 불 보듯 빤해.”
아버지에게는 반전의 기회조차 없었다.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솟구쳤다.
-본문 1장 중에서
재하는 어깨를 으쓱하며 모형 바이크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몸이 난쟁이처럼 작아질 수만 있다면, 올라타기만 해도 금세 차고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내달릴 것만 같은 생동감이 있었다.
“선택받는 삶을 살지 말고 선택하는 삶을 살아라!”
재하는 구부렸던 허리를 펴고 다연을 돌아보았다.
“선택하는 삶……?”
“외삼촌의 지론에 의하면 진정한 자유인이란 떠돌아다니는 여행자가 아니라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래.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할지, 누구와 함께 무엇을 먹을지, 영화를 볼지 연극을 볼지, 어디서 잠을 잘지를 스스로 선택하며 사는 사람이 진짜 자유인이라는 거야!”
재하는 두카티 999R 옆에서 잠시 발을 멈췄다. 이제까지 보았던 그 무엇보다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바이크를 몰고 도로를 질주하는 상상을 하자 머릿속이 뜨거워졌다. 선택하는 삶을 살게 된다면 바이크 한 대쯤은 선택할 수 있겠지?
-본문 2장 중에서
“근데 왜 이렇게 한참 만에 나타났어? 어디서 사고 치고 잠수탔었냐?”
“자식! 내가 뭐 애들이냐, 사고나 치고 다니게…….”
“그럼, 네가 어른이냐? 우리 같은 청소년은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야. 어른처럼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처럼 순수하지도 않고.”
“청소년은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야.”
“그럼 우린 뭐야?”
“반인반수! 우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 같은 존재들이야.”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말인 켄타우로스를 떠올리자 갑자기 슬퍼졌다. 인간과 어울리고 싶고 동물과 어울리고 싶지만, 인간과도 어울릴 수 없고 동물과도 친구가 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켄타우로스였다.
-본문 3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