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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9521968
· 쪽수 : 340쪽
책 소개
목차
사샤, 금은 새
죽여야 할 자
당신이 그 사람이라면
1. 별 카드
별과 바람의 아이
좋은 친구, 결혼하는 누이, 케이크 냄새
아르나브르의 여섯 젊은이
마법 학교 멜헬디
천사
부록1. 이 세계의 달력, '아룬드 책력'
부록2. 이 세계의 타로 카드, '아룬드 타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공주는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공주에게도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비록 해쓱해졌으나 여전히 인상적인 그 얼굴을 잊어본 일이 없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빠르게 뛰고 있었다.
"당신은 그날 이후로 나이조차 먹지 않은 것 같군."
약한 한숨에 이어 공주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슬슬 싫증이 난다는 듯 불쑥 말했다.
"용건을 말해 보시오. 점점 이야기하는 것이 귀찮아지려 하오."
"좋아요."
주드마린 공주는 흥미 있는 장난감을 가져온 아이처럼 뒤로 감추고 있던 손을 빼어 편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남자는 받았으나 읽으려 하지 않았다. 공주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뭐, 읽지 않아도 내가 말해 줄 수 있어요. 그건 당신이 생명보다 아끼는 친구들 중 한 명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증거예요."
어떤 말에도 돌처럼 까딱하지 않던 남자가 그 말에 처음으로 동요했다.
"어떻게……."
그 순간 공주는 조금 전과는 다른 오만한 얼굴로 변했다. 밖에 있는 두 사람에게 말할 때 지었을 법한 표정이었다.
"난 거래를 하고 싶군요. 친구에게 아르나브르 시민 자격을 돌려줄 수 있어요. 더 이상 추적이 없을 거라는 약속도 해 주죠. 그 자는 힘겹게 방랑하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어쨌든 당신도 짐작하겠지만 곧 부왕께서 돌아가시면 난 여왕이 되죠. 불가능한 것은 없어요."
남자는 말없이 뭔가를 억누르는 듯했다. 오래 가지 않았다. 다시 흘러나온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