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의 개

로렐라이는 축축해진 발로, 쫓아다닐 것을 찾던 여름날의 풀밭을 말하고 싶을 거야. 내게 그 이야기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 자동차를 쫓아 뛸 때 근육과 뼈가 같이 움직이는 기쁨에 대해. 차창에 머리를 내밀 때마다 바람이 귀에 불어오던 느낌을. 문이 닫히고 집에 혼자 남겨지는 외로움을. 사람들이 식사할 때 식탁 밑에서, 고기가 바닥에 떨어질 때 그 자리에 있으려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동물병원 앞에서 끌려 들어갈 때의 공포감. 렉시가 없는 서글픔, 그녀가 돌아오기를 꼐속 기다리는 일에 대해. 뭔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을까. 다른 개들의 냄새. 포근한 소파 쿠션. 이빨로 베개를 찢을 때의 만족감. 사냥. 햇살. 흙바닥에서 뒹구는 것. - 본문 186~187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