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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755936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4-01-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발단
제2장 에콜 드 파리의 화가들
제3장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잔 에뷔테른의 초상>
제4장 샹 수틴, <카뉴의 풍경>
제5장 줄스 파스킨, <꽃다발을 든 소녀>
제6장 사에키 유조, <얼굴 없는 자화상(서 있는 자화상)>
독자들께 보내는 도전장
제7장 급선회
제8장 사실상의 진범
제9장 저주받은 예술가들
에필로그
작가 후기
옮긴이 후기
리뷰
책속에서
그러나 에콜 드 파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설령 여러 점의 그림을 보여준다고 해도 문외한에게 에콜 드 파리를 이해시키는 건 대단히 어렵다.
그 이유는 그들의 그림이 일인일파(一人一派)로 일컬어질 만큼 제각각이기에 그렇다. 그들 중 어느 누구의 그림을 보여주더라도 에콜 드 파리를 결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
예컨대 유화에 수채화 같은 담백한 필치를 접목해 결코 잊히지 않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파스킨, 가난을 버텨내며 표현주의적 필치로 이름 없는 사람들의 초상화와 해부된 동물을 그렸던 수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듯한, 행복이 넘치는 몽환적인 그림을 남긴 샤갈을 어느 누가 한데 묶을 수 있단 말인가?
세타가야 고급주택지에서 화랑 주인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사쿠라다몬 본청 6층 큰 사무실에 둥지를 틀고 있는 수사1과 강력범죄 수사10반 형사들은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사건 현장인 서양식 건물에는 먼저 도착한 관할 형사들이 현장을 보존하는 중이었다.
운노는 우선 저택의 넓이에 놀랐다. 다이쇼 시대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이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벽면 이곳저곳에 유화가 걸려 있고 붉은 융단이 깔린 계단의 검붉은 손잡이에는 돋을새김이 새겨져 있다. 더구나 계단의 층계참에는 청동으로 된 조각까지 장식되어 있다.
거대한 백팩을 옆에 내려두고 현관 앞에서 제복 경찰과 말다툼하고 있는 키 큰 청년의 얼굴을 보고서 운노는 제 눈을 의심했다.
설마. 이 녀석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뜻밖의 상황에서 의외의 인물을 보았을 때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생각(혹시 내가 잘못 본 건가?)을 해봤지만, 그건 분명 아니다. 청년이 운노의 모습을 보자마자 이제 됐어, 하고 말하듯 눈빛을 반짝였기 때문이다.
“삼촌!”
“역시 너냐……?”
운노가 반쯤 절규하며 대답했다.
“너 대체 언제 일본에 돌아온 거냐?”
“방금 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