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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019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18-11-2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그대의 동심원 10
단 하나의 사전 12
신발 신겨주는 여자 14
피의 성배 16
그대의 손 1 18
마지막 별 20
잘난 시그널 24
비 오는 날의 우산 26
그대의 손 2 28
피의 방정식 30
사랑의 빳데루 32
아름다운 병 34
적막한 메아리 36
너트의 블랙홀 40
쉽게 씌어진 시 42
자신의 책 44
몸의 대화 46
그대의 벼랑 48
빗방울 정치학 50
몸가물이 든 날 52
톡톡톡 56
말의 온도 58
닫히지 않는 문 60
눈물의 농도 62
빼어난 시인 66
연애의 심리전 68
그대의 인형 70
향기의 얼굴 72
외로움의 골수분자 74
흑백의 추억 78
나의 피리 80
동그란 파문 82
가난한 적막 84
그대에게 전한 높잎말 86
통풍의 자리 88
그리움의 화점 90
침묵의 기교 92
면책 시인 94
그리움의 주소지 96
말의 피학성 98
묵언수행 100
언어의 편식주의자 102
그리움의 사시 104
마지막 사랑의 동심원 106
고요한 호수로 누워 108
책속에서
헌시??
그대는 주점에서 술 마실 때 나의 말에 짝짝 입을 맞추어줍니다 향그런 웃음도 짝짝 손뼉을 치다가 시간을 잃었습니다 술자리 파할 때 그대는 꼬옥 나의 신발을 신겨줍니다 비싸게 취하지 않아 제대로 발에 넣어준 적도 없습니다
그대는 늘 다른 사람의 신발 한쪽과 나의 신발을 달리 신겨줍니다 헐렁 나의 작은 발을 서툴게 품은 누군가의 신짝, 집으로 가는 길을 지체하려는 고도의 전략일까요 그대는 외진 골목조차 짝짝이의 길이라고 넌지시 운을 뗍니다
그대와 나는 한밤 외진 골목 가등 밑에서 기우뚱 신발을 비춰보며 멋쩍게 웃습니다 짝짝 서로 다른 입을 맞추고 외로운 등을 나누며 또각또각 서로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나의 신장에는 짝짝 코가 틀린 신발들 투성이입니다
답글??
주점의 왁자한 소음의 결을 거스르는 남자가 있지. 늘 말의 품을 팔아 먹고사는 그였지. 나는 싸구려 소줏집에서 그가 쏟아내는 말을 곁들여 시간의 여행객이 되곤 하지.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잠시 아찔 현기증에 중심을 잃지만, 현재라는 시간의 간이역에서 다시 갈 길을 재촉하지. 우리는 때로 하지 않아야 할 것을 저지르기도 하고, 해야 할 것들을 놓치기도 했지. 오늘 품 판 당신의 말들을 주섬주섬 챙기며 비틀대는 발에 신발을 넣어주었지. 의심 없이 주점을 나서는 그는 짝짝이 신발로 인해 내일 품 팔 말이 생겼다며 너털웃음을 날렸지. 인생이 술에 취해 코가 삐뚤어지는 날, 바뀐 신발 신고 짝짝 맞지 않아 비틀대는 날이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