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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033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18-11-2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오르골이 있는 풍경
첫사랑 15
오르골 1 16
오르골 2 18
오르골 3 20
오르골 4 22
오르골 5 24
백설공주百說公主 26
거짓말 사탕 28
김소월 여인숙 30
우체통 32
제2부 저녁에 부는 감정
저녁의 색채 37
저녁의 노래 38
저녁의 무늬 40
저녁의 사막 41
오장환을 얻다 42
윌리엄 언솔드의 난다 데비Nanda Devi 일지 50
고통을 말하다 53
증언 54
{싹 난} 감자를 삶는 시간 56
제3부 작별의 숲
모친상 61
엄마라는 호명의 바깥 62
10원 동전 64
번데기 집 66
20년 전, 엄마의 그 봄 68
맹골수도 72
뻐꾸기시계 74
틈, 기다리다 75
몸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76
고립자 79
제4부 시詩, 그 서늘한 계절
국가시인고시國家詩人考試 85
시 건강검진 88
이상한 상징을 죽이다 92
지루한 본질도 죽이다 94
시 빵을 굽다 96
수박 98
오래된 질문 100
초시모스의 환상 102
고백의 방 104
제5부 처음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줌마 분식집 109
나의 하나님 112
비정년 114
소심주의자의 하루 117
반성문 119
오자誤字에게 감사함 122
평화로운 밤, 슬픈 124
구름 경전 126
세모의 얼굴 128
남는다 130
시인의 산문
오르골,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고 살아나는 노래들 131
시라는 욕망의 몸, 혹은 가없는 허무의 속살 141
Si vis vitam, pa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152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르골
그림자는 늘 누워있죠, 일으켜 세우려 할 때마다 바람은 무겁죠, 겹겹이 어둠은 흘러 쌓이는데, 쌓여서 고요히 소리 무덤을 붕긋 세우는데, 최면술을 달여 마신 보름달은 붉죠, 추위에 딱딱해진 달빛이 조금씩 풀어지면 가 닿는 곳은 추억의 산간 마을, 가파른 유년, 입구에는 눈동자 커다란 정자가 서있고, 상처를 티 내는 느티나무 가지 끝에선 잠자던 먹구름이 뭉텅 딸려오죠
어쭙잖은 현기증도 함께 오죠, 불안, 한, 가, 요, 과거가 생생하게 몸부림치듯 일어서려 할 때마다, 근육질의 파도 물결로 불끈 일어서 한 다리로 온 생을 버티고 있을 때마다, 가벼워지는 것이 힘들기도 하겠죠, 혼곤한 무게로 지탱해 온 시간의 후면에는, 내가 내가 아닌 듯, 그래요, 꽃을 든 환영의 사람이 살아나죠, 밤새 쓴 목격담의 시 속에, 시어詩語들이 수백 수천 치어가 되어 날아가는 동안, 나는 사라지죠, 없는 내가 떠난 후, 길쭉이 남은 야윈 그림자가 비로소 서서 노래가 되죠
어쩜 내일 또 이렇게 숨바꼭질, 숨바, 꼭, 질, 되감기 될까요, 되겠지요, 감아놓은 슬픔은 음계를 잃어버리고 쩔쩔매며 그림자 근처를 헤맬 테죠, 나는 어디 있나요, 꽃을 딴 환영의 사람이 살찌는 동안 나는 다시 사라지고, 내 그림자는 태엽에 감긴 채 쪼그라들겠죠. 주름 흔적만 지평선으로 우두커니, 홀로 남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