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5566
· 쪽수 : 100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도무지 13
파랑을 건너온 파란 14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더라도 16
파란 꽃 18
발룻Balut의 피돌기는 계속입니다 19
부모 무덤 앞의 전쟁고아들 20
베리밭에서 일하는 4살 꼬마* 21
스키드 마크는 지워져 가고 22
40% 24
캄보디아 갯벌 26
비가 오지 않는 이유 28
우리 집에 또 왔니 30
제2부
식탁의 마침표를 꿈꾸며 33
화이트홀 하우스 34
나쁜 연애 35
끈의 끝은 36
우화부전 37
파이로플라스틱 38
도색의 세계 40
처음을 잃어버린 41
소나가찌 42
맨발 44
또, 또 45
버티고vertigo 46
가족에게 먼 48
제3부
그냥, 유리였다면 51
작은 연못 오래된 통발 안의 개구리처럼 52
갓 댐 오 53
익명의 다음 54
눈사람, 네 56
피사의 시간 58
방치자 시점 59
전족 미루기 60
전단박화 62
비의 방향 64
유리 흐림 66
오버 68
판pan에게 69
제4부
물의 내계 73
닫힌 창을 스치는 바람에 74
배경을 지운 인사법 76
언젠가 77
판의 미로 78
남의 자식이라는 길고 긴 79
플라스마 80
목적어를 잃어도 이머시브 연극처럼 82
토폴로지 행성 84
우리는 아이슬란드로 간다 85
세이레니안seirenian 86
해설
이병철 정신의 부활제를 집례하는 제사장 87
저자소개
책속에서
박용진이 재현해 내는 세계는 거대한 장례식장, 시의 행간마다 크고 작은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가 난민과 전쟁고아와 강제 성매매에 동원된 소녀들과 학대당하는 동물들……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쳐 죽은 이들의 “벽 앞 시신을 수습”(「캄보디아 갯벌」)해 “재까지 태우는 태움 세례”(「비의 방향」)를 집도하면 “죽은 자를 태운 향은 제단을 맴돌고”
(「판에게」), “당신의 세계를 불태우는 동안 잔해의 목록은 두 손에 오래 남아”(「닫힌 창을 스치는 바람에」) 우리에게 온다. 그 유해는 활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미지와 리듬과 비의를 지닌다. 바로 시다. 우리는 박용진의 시를 읽으며 애통한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요”(윤동주, 「팔복」). 이 시집은 검은 바다처럼 출렁이는 슬픔의 레퀴엠이다.
―해설 중에서
화이트홀 하우스
계단에서 밟을 뻔했다
질린 얼굴이 원래 흰 건지 분간이 어려워 잠시 어지러운 사람들인가 싶었지
한 마리의 초파리만도 못한 생이 늘어졌을 요동치는 집엔 가재도구 빈 술병 어지러울 거고 음모라고 부를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이 굴러다닐 거고
대상자를 설득하다가 어깨가 빠진 아동복지센터 직원이 떠올랐다
문을 두드렸다 지금 읽는 책은 무엇인가요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규칙은 잘 준수했는지
책가방의 무게 따윈 아랑곳없이 머리에 뾰족한 더듬이를 다듬어 놓고
시푸르죽죽하게 잠자는 아이
유통과정을 따져도 쓴맛인지 관심 없을 한 가지 표정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