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6259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2-04-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눈뜨라는 죽비 소리
귀향 13
제주 은갈치가 왔습니다 14
솟대 16
질경이 17
연꽃차 18
고압선 19
반가사유상 20
월급날 21
금강경 22
비빔밥 23
염장이 노인 24
운주사雲住寺 26
석수장이 27
울음명상센터 28
조장鳥葬 30
욕쟁이 할머니 보리밥집 32
노을 반찬 33
처가살이 34
섬마을 35
제2부 섬은 맛있다
섬은 맛있다 39
월식 40
만찬 41
석모도 42
길상댁 43
갯내음 44
몽돌 45
갯지렁이 잡는 노인 46
갯고랑과 마누라 48
채석강 49
석화 50
검문 51
파도 52
고독의 맛 53
거문도 사람들 54
후리질 55
문자메시지 56
우도牛島 57
함초꽃 정원 58
제3부 어머니의 손등 같은 까칠한 나뭇잎
천안 호두과자 61
장독대 62
아내 63
달챙이숟가락 64
향기 66
팥죽 한 사발 67
개망초꽃 68
벌초 69
맷돌 70
민들레 71
정신병동의 하루 72
보슬비 74
모성母性 75
목화솜 이불 76
가뭄 78
다듬이질 80
어탕국수 81
가위바위보 82
월출산 83
제4부 푸른 달빛을 하얗게 얼리고
고드름 87
대들보 88
비무장지대 90
석류 91
물방울 92
마늘 93
대나무 94
포항제철 95
빨간 우체통 96
풍란 97
은행나무 98
용광로 99
먹감나무 옹이 100
나팔꽃 101
새우젓 102
잠자리 103
학소나무 104
달맞이꽃 106
임신 107
해설
문광영 모성성과 만유불성의 생명적 메타포 108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주 은갈치가 왔습니다
챙이 넓은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싱싱한 바다를 파는 남자
“바다가 왔어요. 제주 은갈치가 인사드립니다.”
골목이 자지러진다
최저 임금을 날려도
근로시간을 넘겨도
초과근무 수당이 없어도
부활의 꿈이 은빛처럼 햇빛에 빛난다
비릿한 폭염을 붙들고
팔리기를 기다리던 생갈치의 눈빛이 흐려지고
마지막 호흡을 아가미에 끔벅끔벅 숨기자
파도처럼 뛰는 사내의 심장
관 같은 나무 상자 안에서 은갈치의
바다만 한 죽은 삶이 유통기한을 넘기고 있다
죽어서도 오직 부패와 전쟁을 한다
저 마지막 생生을 차마 떨이로 넘길 수 없다는 듯
오기에 찬 짜부러진 목소리가
씹다 뱉은 껌 같은 바겐세일을 외쳐 대지만
마냥 잦아드는 한숨만 어깨 위로 뉘엿뉘엿 해체된다
사내의 마지막 울음 조각이
녹다 남은 얼음 알갱이 속으로 파고들고
갈치의 피부엔 소금꽃이 피부병처럼 번져 가는데
목숨처럼 질긴 고래 심줄 같은 허기를 움켜쥔 채
땅거미 깔린 노량진 언덕 골목을 누빈다
끝내 바다는 사내를 해고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