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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빈 2

활빈 2

(밤의 왕이 된 도령)

윤채근 (지은이)
모시는사람들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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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빈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활빈 2 (밤의 왕이 된 도령)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629249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무너진 질서 위에서 다시 태어난 청년 혁명가들과 “낮을 권력이 지배한다면 밤은 우리가 되찾는다”는 선언으로 펼쳐지는 조선 민중 혁명 서사이다. 1권에서 무륜당을 이끌던 혁중은 ‘홍길동’으로 잠행하고, 그 빈자리를 메우듯 전주와 남도를 떠돌던 도인 겸 예인 ‘장 도령’이 한양에 등장한다.

목차

잠행
장도령
향실
한수
환술
병조판서
달구와 족제비

조참판
추격전
재회
논쟁
구출
심판

저자소개

윤채근 (지은이)    정보 더보기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단국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동아시아인문융복합연구소 소장. 한국한시, 한국고전산문, 고전비평론, 한국한문소설, 동아시아 문화콘텐츠 관련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으며 2003년 계간 『시인세계』에 신개념 고전에세이 ‘고전시원소사’를 연재하며 등단했다. 월간 『신동아』에 소설 ‘고전환담’ ‘차원이동자’, ‘환상극장’, ‘고담기담’을 차례로 연재했다. 2023년 문학동네에서 소설 ‘고전환담’을 출간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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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장 도령으로 행세하며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던 그가 한양으로 올라가 밤의 왕이 되고자 결심했던 건 전주에서 우연히 만난 한 사내 때문이었다. 그가 정여립이었다. 장성은 정여립과 사귀며 세상 만민이 모두 평등하고 임금도 백성 가운데 한 명일 뿐이라는 놀라운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조금씩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그는 정여립이 조직한 대동계에 들어가 활동하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장성은 대동계 계원 가운데 무예가 출중한 무리와 친동생 같은 한수를 이끌고 밤의 한양을 차지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던 것이다.


누군가 그의 등 뒤에서 물었다. 고개를 급히 돌리자 까무잡잡한 피부의 서방 미녀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부처님의 나라인 천축국 소녀였다. 종사관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건넸다. 둘은 정원을 가로지르며 이상한 몸짓의 춤을 췄다. 소녀의 몸에서 번져 나오는 이국적 향기에 넋을 잃었던 종사관의 머릿속에 문득 칼 생각이 떠올랐다. 서둘러 자신의 허리춤을 확인해 봤지만 칼집이 없었다. 소녀가 웃으며 속삭였다.
“칼은 잊으세요. 춤이 끝나면 돌려 드릴게요. 잊으세요, 칼 따위는.”


혁중이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린 애초 좌의정 하나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거야. 잘 생각해 봐! 강자량 대감을 없앴더니 황경욱 같은 자가 나타났어. 황경욱을 없애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야! 다른 좌의정이 또 나타나게 될 거야. 이건 끝없이 되풀이될 일이야. 왕이 사라져야만 이 문제가 끝나!”
잠시 바닥을 바라보던 균이 말했다.
“정여립이란 분은 뜻은 비록 바르지만, 끝내 실패할 걸? 당장 왕을 없앨 수 없기 때문이야! 좌의정을 없애 봐야 다른 좌의정이 나타날 거라 그랬나? 왕도 마찬가지야. 지금의 왕을 없애도 곧 다른 왕이 나타나! 왕은 그저 자리고, 자리 자체는 없앨 수 없는 거야.”
혁중이 물었다.
“우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균이 중앙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우선 왕을 바꿔야 해! 우리 가운데 가장 현명한 자로 왕을 바꿔야 해! 요임금이나 순임금 같은 왕으로! 그런 왕이 먼저 나타나서 그 후에 세상을 바꾸면 되는 거야. 백성들을 데리고 세상부터 바꾸려 들면, 결국 역도가 돼 죽임을 당할 뿐이야. 순서가 잘못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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