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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690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2-12-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홍시 13
따뜻한 물음 14
어머니의 국화빵 16
별은 반짝이건만 18
아픈 말 19
합장合葬 하는 날 20
끄·트·머·리 22
돌 24
우울의 근원 25
낮달 26
‘그냥’이라는 말 27
벽을 말하다 28
짊어져도 좋을 말 30
늦은 귀가에 대한 변명 31
‘기다림’이라는 이름으로 32
제2부
예쁜 꿈 37
거울 앞에서 38
이 그리움의 작은 틈으로 40
내 안의 사랑 41
별 하나가 나를 슬프게 하네 42
‘적당히’라는 말은 아니었다 44
독작獨酌 46
숯을 위한 노래 48
난언難言 49
사랑했으므로, 썰물에게 50
나의 시詩 52
빛이거나 어둠이거나 54
사랑이 때로는 어리석음이었다 56
네가 ‘괜찮아’라고 말을 건넸을 때 57
느린 걸음 58
제3부
이런 사랑 63
가을, 그 빈 숲에서 64
나무, 새를 이야기하다 66
노거수老巨樹 68
양을산 호수에서 69
오이를 깎으며 70
장작불을 지피다 72
사랑한다는 것은 73
하늘로 오르는 물고기 74
가지가 나무에게 76
나무껍질 78
느티나무 사랑 80
상심傷心의 노래 81
강가에서 쓰는 시 82
압화押花 84
제4부
사랑에게 89
낙타가 되어 버린 사람 90
길에서 쓰는 편지 92
홍매화 보러 가는 날 94
하루를 마치는 기도 96
가을보리 97
‘다순구미’는 따뜻하다 98
나를 위한 독백 100
‘비록’이라는 말 101
고해성사 102
구부러진 길에 대한 명상 104
영원한 청춘 106
묘비명 108
12월의 편지 110
진눈깨비라서 미안하다 112
해설
박성민 사랑과 휴머니티의 시학, 소외된 존재들에 대한 비망록 113
저자소개
책속에서
벽을 말하다
벽이 당신 앞에 마주 설 때
그저 멋진 그림을 보여 주기 위해서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직 벽을 알지 못하는 말이다
벽은 거울처럼 자신을 비춰 줄 수 없어서 답답하다
당신이 즐거워하는 멋진 꿈을 떠받들며
그렇게 기우뚱거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등줄기를 곧추세워야 하는지에 대하여
하얗게 초승달이 돋고 질 때마다
크고 작은 당신의 추억들을 쓸어안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아픔을 간직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그러나
홀로 흔들리며
당신 뒤에 숨어서 쓸쓸히 살아온 벽
사랑이란
하나씩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는
벽은 오늘도
당신의 하늘을 향하여
자꾸만 구부러지는 허리를 뒤로 팽팽하게 잡아당기며
머리에서 발끝까지 촘촘히 박힌
못들을 보듬을 것이다
끝내 등을 보이지 않는 벽
한사코 껴안고 살라 하는 벽
여태껏
녹슨 못 자국 하나 가져 보지 못하였다면
눈물 젖은 무릎 한 켤레 가져 보지 못하였다면
벽에 대하여
어리석음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