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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7607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4-04-12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새의 발자국을 주워 오며
어떤 자화상 13
퇴사역 14
기억의 주머니 16
회전목마 17
접시꽃 18
열세 살의 셰르파 19
독도학 개론 20
구멍가게 21
맷돌의 궤적 22
나이팅게일의 후예들 23
어흘리 사람들 24
만월滿月 25
폐가전제품 26
환절기 2 28
궁서체의 여자 29
제2부 세상은 다시 원형으로 부활하고
사막으로 출가한 낙타 33
빙어의 비망록 34
바다로 가지 않는 강물은 없다 35
탕탕탕 36
꽃게의 반복 37
너의 뒷모습 38
달의 자화상 40
만삭의 여인 1 41
만삭의 여인 2 42
발가락을 말리는 비단뱀 43
교동 7호점의 김밥 44
설악산 흔들바위 45
양파밭의 수난기 46
말 47
부르카의 여인 49
제3부 영혼을 수선하는 늙은 미싱사
쉬파리 53
밥꽃의 여자 54
에밀레종 55
삼 단 조화 56
감나무의 100년사 58
개띠들의 자화상 60
수신하지 않는 e메일 61
목어木魚 63
은행나무골 사거리의 풍경 65
환전소의 여인 67
방충망의 노신사 69
등나무의 순교 71
멍게 72
물의 발톱 73
회항하지 않는 강 74
제4부 의문의 부호들이 산란하는 도시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고독사 79
늙은 도둑의 오후 81
사월의 기우 83
들판의 마시멜로 84
뿔소라의 오류 85
강물과 아버지 86
중고 가전제품 87
DMZ의 털매미 89
7일간의 스토킹 90
피내골의 폐가 91
물의 하산下山 93
늙은 목수 94
노모의 등단작 95
블랙커피 97
저녁 뉴스 98
해설
이성천 ‘원형’의 부활을 꿈꾸는 한 낭만주의자의 초상 100
저자소개
책속에서
퇴사역
사십 년 가까이 새벽마다 어둠 속으로 길을 내던 어떤 사내가 출근 인식기에 마지막 지문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선다
책상 위의 만년 과장 명패를 반납한 늦은 저녁,
늑골이 헐거워진 몸으로 퇴근길에 오른다
그가 전동 열차 의자에 몸을 기대자 지난날들이 흑백 무성영화처럼 스쳐갔다 병원비 미납으로 전세금이 압류당하던 날, 인주 밥보다 더 붉게 울던 일이며, 전깃줄보다 더 늘어진 공복으로 생이 경련을 일으키던 날들이며,
밤마다 외딴섬 물개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던 날들이며, 속도에 중독된 타이어처럼 조련된 생으로 눈 밑의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오던 날들이며, 험상한 IMF로 운명의 삽질이 중단되기도 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겪어 온 수난의 기억을 시나브로 말아 올리며 상념에 젖어 있을 무렵, 전동 열차 안에서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이번 역은 퇴사역, 퇴사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양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