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다면

시인의 말

제1부

독백 13
비, 성당 그리고…… 14
비밀 16
비밀 2 17
그리움 18
너의 마법 20
1월의 마음 22
인연 24
새해 26
친구 혹은 연인 29
사랑 30
오묘함 32
이런 사람 34
그대에게 가는 길―겨울 36
그대에게 가는 길―여름 38
사랑의 무게 41
그리움 44
가을 산행 46
나와 같다면 48
봄 50
오후 2시 52

제2부

정치적인 55
안개 58
흐린 밤의 산책 60
진실과 농담 사이에서 61
열풍 64
방황 66
입동 67
항아리 68
시 70
이율배반 71
바람맞은 시 72
거리의 전시회 73
소나기 74
일상 75
호명산 가는 길―경기도 가평 76
어둠 78
겨울 시선 80
고향 82
시절 83
유년 84
추억 속의 가을 85
올바른 길 86
떠돌이 손님 88
친구 90
나 92
가는 봄 93
너와 나의 시간들 94
공원 벤치 위의 노인에 대한 풍경 96
서민의 노래 98
낚시터 100
겨울 숲 102
비 내리는 오후 104
여름과 가을 사이 106
숲으로 가자 108
가을의 산책 110
인왕산 자락 112
잃어버린 114
11월 여수의 일몰 116
2023년 12월 118
2023년의 끝 날 그리고…… 120
감상 122
무념 124
근원 126
아버지 128

해설
김재홍 온 세상을 품은 사랑의 주체 129

나와 같다면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들어 볼까

바람 소리를 흘려보내고
지나는 발자국 소리는 내리는 눈 속에 묻고
모여 있는 소리는 각자 집으로 보내면
들릴까

어둠은 서서히 걷히고 가벼운 햇살이
내리는 눈 사이에서 빛날 때
쪼개진 약속이 만난다
반과 반이 만나 하나가 되어
내리는 눈송이의 그리움은
텅 빈 벌판에 소복이 쌓인다
약속은 약속한 사람에게만 투명하게 기억될 뿐
아무도 모른다, 쌓이는 눈 사이에
밤새 다녀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직
서성이고 있다는 걸

들판을 지나는 바람에게 물어볼까, 그럼
바람에 섞인 너의 소식이 잠시, 아주 잠시나마
내 귓가에 머물까
수많은 시간의 연속성 사이 사이에
궁금한 너의 안부를 묻어 둔 그리움이
먼지를 뒤집어쓴 사연들로 눈 위에 쌓일까

두 손은 주머니에 있고
지나온 흔적은 눈에 덮이고
앞서가는 그리움은 눈이 부신데……

어디선가 너도 나와 같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