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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23106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07-03-07
책 소개
목차
펴내는 글
제1부 겨울에 핀 해바라기
동막교가 보일 때
성장판
오리쌀 스무 포대
은빛길과 옛솔밭길
핸들 이빠이 꺾고
이른 손님
겨울에 핀 해바라기
인터넷을 믿지 마세요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흩날리고
손해 보며 살기
제2부 행진곡을 들을 때처럼
양산과 우산
꽃 따라 능선 따라
생각을 바꾸면
행진곡을 들을 때처럼
인생의 폭풍이 지난 후에
어떤 사랑법
선생님의 뒷모습
조약돌 사랑
아버지의 홍삼
세 번째 가죽장갑
역逆테레사 효과
제3부 목련이 질 때
화해
씀바귀와 장미
꽃에 관한 단상
앵두 이야기 하나, 둘
목련이 질 때
내 마음의 채송화 꽃밭
꽃꽂이와 들꽃
광화문 은행나무
남도여행 1박3일
루어낚시와 효석마을
제4부 늙은 호박
내 이름에 얽힌 사연
23년 만의 답장
윤이상과 고향의 의미
이동도서관과 철제 책꽂이
찬바람을 온몸으로
실패한 배려
약수터가 있는 풍경
교양 없는 여자
늙은 호박
그녀의 봄
제5부 아버님의 자장가
외할아버지
양파
아버님의 자장가
약방 이모
편지함과 엽서 한 장
사랑의 연체료
둥지
진재형님
기형도 생각
내게 온 그리스 로마 신화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간증)
축하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 중에 '필병원'이라는 고유명사를 일본어로 옮겨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필'이 사랑을 뜻하는 영어 접두사인 'phil'일 거로 생각했고, 그럴 경우 f발음이 되어 일본어로 옮길 때 ‘필’과는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어서 발음대로 옮겨놓고는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금년 5월에 부인과 계통의 수술을 받고 나서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휴진이어서 조금 떨어진 병원에 가게 되었다. 마침 그 병원 이름이 '필산부인과' 이길래 간호사에게 ‘필’의 뜻을 물었더니 꽃이 필 때의 '필'이라는 것이었다. 어려운 영어 접두사 'phil'보다 얼마나 더 정감 있고 좋은 말인가. 인술의 꽃이 활짝 필 때 환자들의 웃음꽃도 필 것이니 병원 이름 앞에‘필’을 붙인 것은 참 좋은 작명법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을 나는 왜 자꾸 외국어로 착각을 한단 말인가. 내 일터의 분위기를 핑계 삼아도 여전히 설명이 미흡하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내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번져가는 전염병인 '우리말 무시 증후군'에 걸렸다는 것을. 이 증후군을 영어로 표현하면 '잉글리쉬 스타디 신드롬' 정도가 되겠는데, 영어공부에 강박증을 가진 세계인들에게 곧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증후군에 걸리면 자신이 아는 영어단어를 우리말에 섞어 쓰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식후에는 후식이 아닌 '디저트'를 먹게 되며, 회의보다는 '미팅'이나 '컨퍼런스'를 하게 되고, 매력적이라는 말 보다는 '챠밍'하다는 말을 더 듣기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