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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기업 경영 > 경영전략/혁신
· ISBN : 9788960602830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13-06-25
책 소개
책속에서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는 병법을 구사할 때에도 예외는 아니다. ‘빠르다’ 혹은 ‘느리다’라는 개념은 원래의 흐름에서 벗어난 상태를 뜻한다. 다시 말해 검을 빨리 휘두른다는 것은 원래 검을 휘둘러야 하는 속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결코 바람직한 상태라고 할 수 없다. 어떠한 기술을 익히든지 간에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빨라 보이지도 느려 보이지도 않으며 동작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파발꾼은 하루에 40~50리(160~200킬로미터_역주)를 달려 소식을 전하는데, 그 요령을 터득하지 못한 사람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달린다. 그렇다고 다른 파발꾼들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비단 파발꾼뿐만이 아니다. 노래를 하는 사람이든 악기로 장단을 맞추는 사람이든지 간에 요령을 터득하지 못한 사람은 조바심을 내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원래의 속도보다 빨라지게 된다. 이와 달리 어떠한 일에 능숙한 사람은 느긋해 보여도 결코 느리지 않으며, 서두르지 않는 듯 보여도 행동이 민첩하다.
흔히 사람들은 병법에는 기본과 비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병법에는 기본과 비법의 구분이 있을까? 만일 그 구분이 있다면 이들이 말하는 병법의 기본은 무엇이고, 비법은 무엇일까?
니텐이치류에서는 각자의 기량에 맞추어 쉬운 것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것까지 단계별로 순서를 밟아 병법을 가르친다. 대개 내가 직접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진리와 기술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기본과 비법의 구분이 따로 없다. 너무 깊이 파고들어가려고 하면 오히려 겉도는 법이고, 비법이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기본이 도움이 되는 순간도 있기 마련이다. 일부에서는 병법을 가르치기에 앞서 유파의 비법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강요하는 유파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비법이라 해서 숨기고 기본이라 해서 드러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때로는 마음을 크고 넓게 가지고, 때로는 하나에 집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 넓고 멀리 봐야 할 때와 가깝고 세밀하게 봐야 할 때를 구분해 시야를 단련하고,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공명한 상태가 진정한 ‘하늘의 경지’임을 깨닫고 그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편협하고 왜곡된 시선에 사로잡혀 바른 길을 보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발을 들여놓았다가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자멸해버린다. 이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편협함을 자각하고 마음을 바르고 올곧게 해서 부지런히 병법을 연마하고 터득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바르고 투명하게 또한 대범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하늘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