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넘고 싶다

시인의 말

내 등뼈도 향기 나는 꽃이었으면
쌀
빗방울 연꽃
깨어진 항아리
작은 새
가을 기차
뒤란 작은 봉창 풍경
산수유
오디
우울증
까치밥 엄마
을숙도 철쭉
바람으로 살다 가고 싶다
메밀밭 사랑
살구꽃 피는 날
홍시
가을산길

나는 지금 따뜻한 상지차를 마시고 있네
제기를 닦으며
겨울 꽃
유월의 탑
초승달
눈사람
눈 온 아침
엄마 산소 가는 길
추어탕을 끓이시는 아버지
산수유 꽃에서 엄마 발 냄새가 난다
어머니의 과녁
소나무 의자
바람이 불면 내 등 뒤로 오너라
그 여자의 집에 원추리 꽃은 없다

꽃 피우지 못한 연서
동치미
해 산
은행 열매 줍기
물푸레나무 같은 사람
김장을 하며
사막에서 사는 법
거울 앞에서
틈
장미 가시
나무가 아프다
암 병동에 누운 소나무
나의 플레이어
겨울나무
플라토닉 러브
만가
쓸쓸할 뿐
낙조

가난, 그 황홀한 자유
갈멜 산 언덕에는
老 사제님
함박꽃
수도원 기도소리
깨진 접시
그대 지금 어디에서
흔들림
바위가 아름다워지면
오래도록 함께 하려면
클릭해야 사는 여자
첫눈
벚꽃
우주로 날아가는 폭죽
짝 사랑

느리게 내리는 가을비
국화 향기
고목
붉은 부리 새
등꽃
빗물이었음 좋겠다
가을비
쑥부쟁이
불빛도 멀어지면 별이 되리라
우울한 동백
매화의 웃음
너도밤나무
수연이
천리향
꽃무늬 손수건
빈 의자
바람과 붉은 소나무
연산홍
히어리
파도
나무를 심으며
어느 여름밤
팔삭둥이 알밤
억새
갈대

화려한 풀꽃의 바람
황지 못에서
순이네 이야기
도장도 마을 포구
우포늪
빈 집
지독한 불륜
흔들리는 것에 대하여
강대나무의 담쟁이
까치소리
찔레꽃 지는 간이역
을숙도 광장에서
산길 오르며
빛의 검사실에서
산을 내려가는 개구리
별난 쇼
들 까치
선인장 가시
흔적 없는 살신성인
섬이 떠난다
봄 눈
운문사 앞 고추 밭
삼월
청솔모
나무와 바람의 만남
오이 풀
겨울새벽
해변 대나무
청정한 청정 댁 회상
순한 양의 표정

■ 해설
굽은 등 너머로 타오른 불의 미학 · 박정선
향기 나는 꽃으로 살고 싶었던 생명의식 · 김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