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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정치비평/칼럼
· ISBN : 9788961474740
· 쪽수 : 241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대통령을 바꿔도,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한국 정치,
이제는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금 꼭 필요한 정치 교양서,
의원내각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
오늘날 한국 사회는 너무나 분열되어 있다. 한국 사회는 반목과 갈등의 한가운데에서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건은 그 대립의 극단적인 표출이었을 뿐, 그 이전부터 한국 사회는 만성적인 갈등과 혐오로 병들어 있었다. 도대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이렇게 분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이토록 오랜 시간 갈등과 혐오 속에 살아오게 된 것일까?
이 책은 그 원인이 우리의 권력 구조와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권력 구조, 특히 대통령제라는 정치적 환경이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불평등, 성별 갈등, 지역갈등, 세대 갈등 같은 문제들이 수십 년 동안 논의되어왔지만 정작 이를 조율하고 해결해야 할 정치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해왔다. 그 중심에는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겪는 극심한 갈등과 대립의 구조적 원인을 짚고, 그 해법으로 정치체제의 전환, 특히 의원내각제를 제안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정치비판이나 헌법개정 제안서에 머무르지 않고, "의원내각제가 무엇이며, 왜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조목조목 답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지금까지 의원내각제를 다룬 책들이 대부분 학술서나 연구서였다면, 이 책은 일반 시민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 입문 교양서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의원내각제를 소개하고, 지금 왜 필요한지 바로 알린다.
세계는 왜 의원내각제를 선택했을까?
가장 성숙한 민주주의가 선택한 정부형태, 의원내각제
오늘날 세계의 선진사회 가운데 압도적인 다수가 의원내각제 정부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선진사회는 드물며, 경제 강국 중에서도 의원내각제 국가가 훨씬 많다.
전 세계에서 사회통합 수준이 매우 높고 사회갈등 수준이 매우 낮은 최상위 10개국 중 9개국이 의원내각제 국가이며, 그중 8개국은 UN 국가 행복도 조사에서 전체 조사 대상 156개국 가운데 10위권에 들었다(본문 2장). 민주주의 지수 상위 50개국 중에서도 의원내각제 국가가 35개국으로, 대통령제(7개국)나 이원정부제(8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본문 5장).
이처럼 정치적 민주주의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평등과 복지, 사회적·환경적 진보, 그리고 국가 행복도 등 여러 지표에서 최상위권의 선진국은 대부분 의원내각제 국가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선진화된 사회일수록 의원내각제를 선택하게 될까?
의원내각제 국가는 대체로 여러 정당이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영국처럼 예외적으로 양당제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다당제 체제에서는 환경, 농민, 소수민족, 젠더, 지역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정치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될 수 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정당 간 협상과 연대가 필수적이므로 대화와 타협, 협력의 문화가 정치 전반에 자연스럽게 자리잡는다. 이 문화는 시민사회에도 확산되며 다시 제도와 정책을 통해 강화되는 선순환을 이룬다. 또한 의원내각제 정부는 의회의 신임에 기반하기 때문에 민심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야당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정부와 의회의 협치는 의원내각제의 기본 작동 방식이다.
이처럼 의원내각제는 정치적?사회적 가치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국가의 정책적 상상력을 키우는 데 유리하다. 미래지향적인 가치와 이념을 신속히 수용하며,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사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데도 강점을 지닌 제도다.
잊힌 제도, 그러나 낯설지 않은 이름
우리는 이미 의원내각제를 알고 있었다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의원내각제 정부형태에 가까웠다. 해방 이후 혼란한 정국에서도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국정의 안정을 꾀하기에 가장 적합한 제도로 의원내각제가 꼽혔고, 이는 당시 독립운동가들과 국민들 사이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이에 따라 제헌국회의 헌법기초위원회 역시 의원내각제에 기초한 제헌헌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승만의 반대로 정부형태는 갑자기 대통령제로 바뀌었고 이는 곧 독재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후 4월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고 제2공화국이 수립될 때, 원래 제헌헌법이 담고자 했던 의원내각제로 복귀하게 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권력에 눈먼 군부 쿠데타로 의원내각제는 1년도 되지 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이제 우리에게 낯선 제도가 되고 말았다. 쿠데타 세력은 이후 제2공화국을 무능하고 혼란스러운 정부로 묘사하며 의원내각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퍼뜨렸다. 실제로는 대통령제가 훨씬 더 많은 사회적 불안과 갈등, 분열을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의원내각제가 그 원인인 듯 국민을 세뇌시킨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임시정부부터 제헌헌법 초안, 제2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우리 헌정사의 출발점에는 의원내각제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 제도를 낯설게 느끼는 것은 그것이 생소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냈기 때문이다.
'대통령 게임'에 사로잡힌 대한민국 정치 현실
게임을 멈출 수 없다면, 룰을 바꿔야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명백히 '대통령 게임'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 이 게임은 대통령에 당선되기만 하면 막강한 권력을 이용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을 제공해왔고, 정치인들은 독자적인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인물평을 쏟아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으로 대통령 게임에 몰두한다.
유권자들은 이런 인물 중심의 이전투구식 정치를 비난하면서도 대통령 게임 구도에 자신도 모르게 끌려들어간다. 그 결과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분열과 대립, 혐오가 확산된다. 선거는 곧 '누가 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전쟁이 되고, 그 갈등은 선거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이 게임은 누가 이기든 결국 국민 모두가 지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게임을 멈출 수 없다면, 룰을 바꿔야 한다. 지금이 바로 '의원내각제'라는 룰을 도입할 때다.
분열의 정치에서 연대의 정치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필요조건, 의원내각제
의원내각제가 도입된 나라는 '정치가 성숙해서' 의원내각제가 자리잡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군주의 절대권력을 폐지하거나, 대통령중심제의 불안정성과 갈등을 극복하려는 절박한 필요에서 의원내각제를 선택했다. 즉 정치적 선진화를 이룬 뒤에 의원내각제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선진화를 위해 제도를 먼저 바꾼 것이다.
물론 의원내각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 키는 아니다. 어떤 정치제도도 갈등과 혼란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정치인이나 정당이라 해도 결국 '대통령 게임'이라는 구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그 구도 속에서 한국 사회는 갈등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의원내각제는 정치 선진화의 충분조건은 아닐지 몰라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소중한 필요조건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집단 간의 타협과 협력을 통해 극단적인 정치 갈등을 줄이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데 효과적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정치의 틀을 바꿔야 한다.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넘어 연대하고 협력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정치의 기반, 그것이 바로 의원내각제이다.
반목과 갈등을 넘어 연대와 협력의 정치로 가는 길,
바로 지금이 '의원내각제'를 제대로 알아야 할 때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사건, 그리고 한국 현대 정치사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대통령만 바뀌면 정치가 달라질까? 아니면 이제는 권력의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때일까?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우리가 분열형 사회를 벗어나 연대하고 협력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왜 선진 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이 의원내각제를 선택했는지, 왜 우리는 대통령제에 익숙해져 있는지, 그리고 그 익숙함이 때로는 얼마나 큰 위험이 될 수 있는지를 이 책은 조목조목 짚어낸다. 또한 '정치인은 못 믿으니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아야 한다'는 통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본다.
이 책은 선진국의 의원내각제 사례 중에서도 '독일 모델'과 '핀란드 모델'을 참조하면서 그에 기반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에는 제2공화국헌법, 독일기본법, 핀란드 헌법을 참조하여 제7공화국 의원내각제 헌법개정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의원내각제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고 의원내각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의원내각제가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에 갇혀 있었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 책은 의원내각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이해의 출발점이, 불신해온 사람에게는 인식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목차
1장 머리말: 대통령 게임에서의 탈출이 극심한 분열과 대립 극복의 길
2장 의원내각제는 연대·협력형 선진사회의 정부형태
3장 왜 의원내각제가 대통령제보다 연대·협력형 선진사회에 더욱 유리한가?
1. 의원내각제의 협력·통합 효과
2. 대통령제의 갈등·양극화 효과
3. 의원내각제와 정치적 이념
4장 제왕적 대통령제는 일반적인 대통령제 정부형태의 예외적인 현상인가?
1. 대통령제의 특징
2. 대통령제의 유형과 제왕적 대통령제
5장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론을 비판한다.
1. 독재 출현 가능성이 높은 대통령제
2. 대통령제에서 임기·중임 제한의 의미와 양상
3. 대통령 4년 중임제론은 결코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의 길이 아니다.
4. 2017년과 2025년 대통령 탄핵과 분권형 개헌의 기회
6장 의원내각제는 정말 우리에게 낯선 제도인가?
1. 제2공화국의 의원내각제 경험
2. 대통령제는 대한민국 건국의 다수 주역들이 본래 생각했던 정부형태가 아니었다.
3. 친숙한 대통령 게임에서 이제 벗어나 의원내각제에 대한 역사적 기억을 널리 공유해야
7장 의원내각제는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는 제도인가?
1. 의원내각제가 정치적 불안정을 낳을 수 있는 요인과 효과적인 대처 방안
2. 대통령제가 정치적 불안정을 낳는 요인
3. 의원내각제가 대통령제보다 정치적인 안정을 더 가져올 수 있는 이유는?
8장 정치인, 정당, 국회는 믿을 수 없으니 최고 권력자는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아야 한다?
1. 정치인, 정당, 국회는 믿을 수 없다?
2. 최고 권력자는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아야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 선진국의 최고 권력자 선출 방식과 국민주권의 의미
9장 의원내각제 개헌의 길과 방안
1. 의원내각제 개헌의 가능성과 걸림돌
2. 정부형태 전환의 사례들
3. 의원내각제 개헌의 길: ‘핀란드의 길’을 중심으로
4. 의원내각제의 쟁점에 관한 ‘핀란드 모델’과 ‘독일 모델’
5. 의원내각제 개헌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
10장 의원내각제 헌법개정안 구상
1. 의원내각제 헌법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개정 사유, 근거
2. 대한민국 제7공화국 헌법안(국회, 대통령, 정부)
참고 문헌
도판 저작권 및 출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렇다면 도대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이렇게 분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별로 주목해오지 않은 원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권력 구조 혹은 정부형태로서의 대통령제라고 하는 정치적 환경이다.
내가 이 책에서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에 기반한 사회통합 수준이 한국 사회에 비해 현저히 높을 뿐 아니라 국가 행복도와 민주주의 수준 역시 한국 사회에 비해 현저히 높은 이들 최고 수준의 연대·협력형 사회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사회의 정부형태가 혼합형인 스위스를 제외하고 모두 의원내각제를 취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적어도 이들 10개국 가운데는 한국처럼 대통령제를 취하는 곳이 없다.
결국 의원내각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입법부 권력과 정부 권력이 일치하여 양 국가기관 간에 대립과 갈등 대신에 협력과 협치가 일상화될 뿐 아니라 정부가 의회의 신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의회의 다른 정치세력과의 대화와 협력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